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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충북문화관 충북대표문인(오장환 시인과 정지용시인) 문학기행을 다녀와서
작성자 남소정 등록일 2017/10/29 조회 919
참여사업(행사) 충북대표문인 문학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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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충북문화관 충북대표문인(오장환 시인과 정지용시인) 문학기행을 다녀와서

 

<프로젝트 궁리> 에디터/북클럽 체홉 회원 남소정

 

 

  청명한 10월의 마지막 주말에, 특별한 선물같은 하루가 허락되어 충북문화관에서 주최하는 충북대표문인(오장환 시인과 정지용시인) 문학기행을 다녀올 수가 있었습니다.

 

  먼저, 행사를 주최한 충북문화관에서 여러모로 신경을 써 주신 덕에 불편함 없이, 뜻깊고, 보람된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처음 문화관 앞에서부터 친절하게 이름표를 나눠 주시며, 간식에서부터, 책자, 기념품까지, 꼼꼼히 챙겨주시고, 여러 가지로 신경써주신 덕분에 즐겁게 일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또 재미있는 진행을 해 주신 충북대학교 임기현 교수님과 문학평론가 소종민 선생님, 특히, 소종민 선생님과는 일 때문에 알게 되었다가 선생님께서 하시는 독서모임까지 인연이 되어, 덕분에 이런 좋은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동안 많은 여행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문학을 주제로 하는 여행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을, 또 자연을, 그리고 시대를 노래했던, 충북을 대표하는 두 시인들의 시에 푹 빠져서, 아름다운 가을의 풍경과 함께, 그들의 고향을 돌아보는 여행은 얼마나 낭만적인 일이었던 지요. 문학관 근처의 골목, 골목마다 그들의 문학적 정취가 살아 숨 쉬는 듯 했습니다.

 

 사실, 정지용 시인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오장환 시인에 대해서는 잘 몰랐었는데, 오늘 이렇게 답사도 다녀오고, 시도 감상해 보고, 전문가 분들의 해설을 듣고 나니, 어렴풋이나마 그분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하고, 청주 토박이이면서도 그동안 지역의 문화에 관심이 많이 없었던 것 같아서 한편으로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저 같은 일반인에게는 ‘월북한 시인이라서 덜 알려졌던 것이 아닌가.’ 조심스런 추측을 해봅니다.

 

 버스를 타고 한 시간쯤 걸려서 도착한 오장환 문학관 앞에는 마치 그의 시 ‘해바라기’ 속에 등장하는 것과 같은 노오란 해바라기 밭과 한들한들 코스모스가 피어있어 더 아름다운 넓은 잔디 정원이 저희를 반겨주었습니다.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참개구리와 사마귀 친구를 만나서 즐거운 아이들은 금방 친구가 되어 같이 잔디밭을 뛰어다니고 놀더군요. 덕분에 남편과 함께 두 아이들을 데리고 온 제 마음도 포근히 안심이 되었습니다.

 

 잠시 문학관을 둘러보고 설명을 듣고 난 저희들은, 옆으로는 생가와 함께, 또 한 켠으로는 다른 공사가 진행되는 것 같았지만, 오장환 시인이 다녔던 회인초와 자주 오르던 사직단 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문학제를 끝내신지 얼마 되지 않아 힘드셨을 텐데도, 저희 일행을 잘 이끌어주신 임선빈 해설사님과 한창 곶감 만드실 준비를 하시던 마을 어르신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마을에는 곳곳에 키 큰 감나무들이 보였는데요, 벌써 잎이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옛날 시골에서는 겨울에 감나무 꼭대기에 감이 한 두개 남아있으면 먹지 않고 까치밥으로 남겨주었던 생각이 떠올랐는데, 지금도 그럴까?' 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아름다운 푸른 하늘을 다시금 올려다 보았습니다.

 

 주렁주렁 주황색 감이 매달린 곶감 말리는 풍경은 ‘정말 우리가 가을의 한 가운데에 와 있구나.’ 하고 느낄 수 있게 만들었고, 옛 동헌에서 만난 얼룩 길고양이와 낮은 돌담 사이로 보이던 호박 넝쿨은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하여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정말 한 폭의 그림인양, 정겨운 시골  마을은 함께 오신 우은정 화가선생님께 스케치 할 거리를 많이 건네는 듯 했습니다.

 

 지난 5월에 문을 닫았다는 막걸리 양조장은 신기하기도 했지만,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서슬픔이 느껴지는 장소였습니다. 누군가는 이 곳에서, '옛이야기에 나오는 것처럼 주전자에 막걸리 심부름을 하기도 했을까, 술 지게미를 몰래 훔쳐 먹다 들켜서 혼나기도 했을까?' 하는 쓸데없는 상상을 혼자 해 봅니다. 곶감 말리는 곳 근처에 계시던, 수석을 모으시는 동네 어르신은 저희들을 위해 아낌없이 마당을 공개해 주셨고, 서슴없이 본인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모퉁이에 들어서자, 지은 지 백년이 넘었다는 교회의 뾰족한 첨탑이 눈에 띄었습니다. 회인의 옛이름을 간직한 '인산객사'는 이 곳의 유서깊은 역사를 짐작케 했습니다. 오랜 세월 묵묵히 시간을 견뎌준 건물이 고마웠습니다. 

 

 정말 골목마다 숨겨진 사연들이 보석처럼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마치, 보고 또 보아야 예쁘고, 알면 알수록 그 가치를 알게 된다고 할까요? 아마, 문학기행을 통해서 만나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칠 법한, 평범한 시골 마을이었을 겁니다. 노오란 은행잎이 떨어지는 커다란 은행나무 아래에는 수도 없이 많은 은행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문학관 근처 담장에는 오장환 시인의 시와 그 시를 표현한 그림을 그린 벽화가 있었습니다. 조금은 색이 바랜 그 모습에 임선빈 해설사분은 조금은 아쉬운 듯, ‘조만간 새로 손을 보아야 할 텐데.’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시인에 대한 그분의 따뜻한 애정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중국에서 온 유학생들부터 아이들까지, 정말 다채로운 사람들이 모였지만 다들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이었기에 낯설면서도 반갑고, 더 좋았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맛있는 식당을 소개해 주셨던 충북학연구소 선생님도 기억에 남습니다. 성함을 기억하지 못해서 죄송스럽습니다. 선생님의 두 따님과 저희 아이들이 잘 어울려 놀기도 했지만, 정말 고향분이 아니시면 알 수 없을 것 같은 맛 집을 소개해 주셨거든요. 저희는 식사와 함께 소주를 기울이며, 문학을 안주 삼아 조금은 친해지기도 하였습니다.

 

 오장환 시인의 스승이면서, 옥천의 유명한 시인이자, 한국의 대표 시인인 정지용의 생가와 문학관에서는 빠듯한 일정 탓에 잠깐밖에 머무를 수 없어 조금 아쉬웠지만 ‘향수’의 마을답게 아름다운 정취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휘문고보 선생으로 재직하셨을 당시의 모습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동그란 안경에 두루마기를 입은 자그마한 정지용 시인의 동상이 우리 문화를 사랑하였던 시인의 모습을 잘 표현해 주는 듯 하여 반가웠습니다. 작은 내천이 흐르는 다리 옆으로 자리한 문학관이 있는 동네에는 생가와 함께 유난히 작고 예쁜 카페들이 많았습니다. 다음에 또 다시 이곳에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고즈넉한 카페에 앉아 모더니스트 정지용을 생각하며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았습니다.

 

 알차고 풍성하게 꾸미려고 노력해 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저희들은 어둑어둑 해져서야 충북문화관 앞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조금 늦었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웠던 가방이 책자와 기념품, 간식으로 주신 대추와 귤로 어느새 무거워져 있었습니다. 일상에 묻혀 메말랐던 마음에도 비가 내린 듯 촉촉하고 포근해진 느낌이었습니다. 많이 배우고, 생각하고, 느낄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짧은 머무름이 아쉬웠지만, 추억은 사진 속에 남겠지요.

 

 충북문화관에서 두 번째로 하는 문학기행이라고 들었습니다. 저는 시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시인들은 우리가 스쳐지나가는 것들을 되새길 수 있는 힘을 주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손쉽고, 편하게 얻어지는 시대에 이런 시인들을 만나고, 그분들의 발자취를 걸어보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버스 안에서 오장환 시인에 대한 책자를 받긴 했지만, 가면서 읽기에는 조금 촉박했던 지라, 저처럼 문외한인 사람들도 조금 더 즐길 수 있도록, 미리 간단한 소개나 대표작을 문자로라도 안내해 주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SNS로 인증샷과 함께 오장환 시인과 문학기행에 대한 홍보를 해준 참여자에게 오장환 시인의 '나의 노래' 코팅지를 선물로 준다든지 하는 이벤트를 열었다면 어땠을까요? 소소한 재미도 주면서, 우리의 문학기행이 다른 사람들에게 좀 더 알려질 수도 있고, 저처럼 오장환 시인에 대해서 몰랐던 다른 사람들도 알게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또, 학예사님께서 참가자들 연락처를 아시니까 단톡방을 만들어서 함께 찍은 기념사진 같은 걸 보내 주시는 것은 무리일까요? 문학기행으로 모인 사람들이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으니, 문학기행이 1기가 되고, 2기가 되어서 자조적인 모임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는데, 이 부분은 제 생각에도 쉽지 않을 것 같고요. 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관에서 행사를 열어주지만, 이를 계기로 좀 더 활발한 문학 애호가들의 모임으로 발전하는 모습, 스스로 뭔가 해볼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된다면 더 좋을 것 같아서 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문화 행사가 자주 개최되고, 지역민들에게 많이 알려져, 우리 고장을 행복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일이 되기를 바라면서 충북의 대표문인 문학기행을 다녀 온 소감을 마칩니다. 우리는 흔히,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대도시에만 집중되어있다고 느끼곤 합니다. 한편으로는, 그게 현실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오늘 뜻있는 충북문화관과 충북문화재단과 여러 관계자님들, 또 참여자님들 덕분에 작은 모임이었지만, 같이 문학을 나누고, 문인들의 발자취를 걸으며, 지역 문화 발전에 작은 씨앗을 심게 되었으리라고 생각하고요. 피곤하셨을 텐데도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으시던 인솔자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문학관을 배경으로 같이 찍은 사진이 있으면 좋을텐데, 제가 아이들을 돌보는 관계로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네요.

   사진은 없지만 글로써 아름다운 문학관의 모습을 상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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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문화재단 | 2017-11-08 15:51:07
감사합니다. 시간이 되는대로 바로 사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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