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소식

희망으로 내는 소리, 괴산 청소년 오케스트라
- Edunalist 2기 유가영(예술강사)
기다리던 비소식이 있던 날 오전, 충북 괴산 군민회관에서는 여기저기 자신의 악기소리를 맞추기 위해 분주한 소리들이 오고갔다. 스스로 의자를 나르고 오케스트라 대형을 정리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아이들이 기다리던 시간이구나 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었다.

[KRA(한국마사회)와 함께하는 농어촌희망재단]에서 지원하는 ‘농어촌 희망 청소년 오케스트라’ 가 이제 1년을 넘기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클래식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적은 농어촌 청소년들에게 악기를 가르쳐 주고 오케스트라 공연까지 펼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베네수엘라의 유명한 ‘엘 시스테마’식 음악교육 프로그램이 우리 농어촌에도 뿌리내리게 된 것이다.




괴산에서는 작년 3월부터 다문화가정, 저 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오케스트라 단원모집을 시작했고, 1년이 지난 지금 작지만 큰 성과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처음 단원이 되어서 연습실에 모였을 때만 해도 다문화아이들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머뭇거리고 낯선 상태였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모두 하나의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어있었다.

이는 또한 단순하게 아이들의 변화만 가져온 것이 아니었다. 익숙하지 않는 한국사회에서 다문화가정은 조금 위축되거나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가 만들어짐과 동시에 학부모회도 함께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러면서 서로의 정보도 교환하고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가정에도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처음오케스트라가 만들어지던 날 아이들은 자신의 악기의 이름은 물론이고 악보를 보는 법도 어려워했다고 한다. 재능기부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선생님들의 지도로 아이들은 이제 어엿한 오케스트라의 단원이 되어가고 있었다. 모든 문화예술교육의 개념이 그러하듯이 문화예술교육은 학생들을 예술가로 키워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문화예술교육으로 인하여 아이들이 좀 더 나은 삶의 질을 만들어 나갈 수 있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데 있다.
예술감독과 지휘를 맡고 있는 이원희 교수(울산대학교)는 아이들이 오케스트라를 통해 음악인을 키워내기 전에 협동심과 책임감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음악을 통해 배워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1년간 아이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어 보니 늘 가르치던 대학생들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대학생은 일정수준이상의 실력을 갖추고 만나는 반면, 아이들은 백지인 상태에서 만나서 인지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실력을 보는 재미와 보람이 특별하다고 한다. 또한 아이들이 자신의 악기와 연주 자리 등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열정을 심어주고 있다는 뿌듯함이 생긴다고 한다.

45명의 단원으로 이루어진 괴산청소년 오케스트라는 초등학교3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까지 다양한 나이의 학생들이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벌써 지역행사에도 참가요청을 받아 수준급의 연주 실력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다른 예술장르도 그렇겠지만 특히 오케스트라는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절대 하나의 소리가 될 수 없다. 너무 빨리 가거나 혹은 나만 잘한다고 해서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완성되는 것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엘시스테마 역시 우리 사회의 오케스트라 같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소외되고 함께 보듬어줘야할 이웃에게 혹은 아이들에게 또 다른 기회를 주는 것 그래서 아이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엘시스테마가 가지고 있는 목표이자 희망일 것이다.

콘트라베이스 - 유효림 (송면중3)

바이올린으로 오케스트라를 시작한 효림이는 콘트라베이스의 울림이 좋아서 콘트라베이스로 악기를 바꿨다. 처음 오케스트라에 들어왔을 때는 설레이면서도 악기를 배우는 일이 어렵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작년 처음으로 음악회 무대에 섰을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뛴다고 했다. 무대 위에서 연주를 하는 것도 너무나 즐거웠고 연주가 끝나고 객석에서 박수가 나올 때는 벅찬 감동과 뿌듯함에 눈물이 날뻔 했다고.

친구들 또한 무대에서 연주는 하는 효림이를 보면서 부러워 하니 더욱 재미있어 진다고 한다. 미래에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효림이는 또 다시 무대에서는 기쁨을 누리기 위해 열심히 연습중이다.

비올라 - 장유민 (송면초5)

수줍음 많고 조용조용한 유민이는 비올라를 잡은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연습시간 내내 악보와 지휘자의 손을 열심히 봐가며 열심히 연습중이다.

비올라와 만나면 만날수록 악기가 내는 소리가 좋다고 한다. 아름다운 소리와 하나의 화음을 만드는 것이 힘들기도 하지만 할수 있는 연주곡이 하나씩 늘어갈수록 점점 더 재미있어진다고 한다.

[TIP] 여기서 잠깐!


엘시스테마란?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시스템’ 이라는 뜻의 스페인어이지만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뜻하는 고유명사로 통한다. 엘 시스테마의 정식 명칭은 ‘베네수엘라 국립 청년 및 유소년 오케스트라 시스템 육성재단(FESNOJIV; Fundacion del Estado para el Sistema Nacional de las Orquestas Juveniles e Infantiles de Venezuela)’이다.

1975년 경제학자이자 아마추어 음악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José Antonio Abreu) 박사가 설립하였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빈민가 차고에서 빈민층 청소년 11명의 단원으로 출발한 엘 시스테마는 35년이 지난 2010년 현재 190여 개 센터, 26만여 명이 가입된 조직으로 성장하였다. 오케스트라의 취지에 공감한 베네수엘라 정부와 세계 각국의 음악인, 민간 기업의 후원으로 엘 시스테마는 미취학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음악교육 시스템으로 정착하였다.

엘 시스테마는 종전의 음악교육과는 달리 사회적 변화를 추구한다. 마약과 폭력, 포르노, 총기 사고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베네수엘라 빈민가의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침으로써 범죄를 예방할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비전과 꿈을 제시하고, 협동·이해·질서·소속감·책임감 등의 가치를 심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이 실험적인 음악교육 프로그램이 엄청난 반응과 효과를 불러오자 지금은 베네수엘라를 넘어 남미 전역은 물론 세계 각국의 사회 개혁 프로그램으로 확산되었다. ‘기적의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엘 시스테마의 감동적인 이야기는 2004년 다큐멘터리 영화 <연주하고 싸워라 Tocar y Luchar>, 2008년 <엘 시스테마 El Sistema> 등으로 제작되기도 하였다.

[출처] 엘 시스테마 | 네이버 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