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나의 또 다른 자화상이자, 사라지는 존재를 위한 기억의 조각이다.”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30여 년의 공직생활을 정리하며 이 작업은 시작되었다. ‘나를 옥죄는 수많은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이라 불러도 좋다. 사회적 역할과 기대 속에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조차 구분되지 않았던 불확실한 내 존재에 대한 탐구를 위해 카메라 앞에 섰고 나를 마주하는 시간들을 소중하게 담아보았다. 모든 존재는 탄생과 죽음, 그리고 다시 태어남의 과정을 겪으며 끝없는 순환을 이루고있다. 불교에서는 생명이 반복적으로 태어나고 죽으며 우주적으로 순환하는 원리를 윤회라 부른다. 윤회를 통해 인생의 고통과 역경, 선악과 보상의 구조를 이해하는 바탕이 되었으며, 나아가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는 실마리가 되었다. 나의 작업에는 연꽃 그리고 나 자신을 전면에 배치했다. 그리고 생성과 소멸을 위한 공간으로의 물과 정화의 의미로써 연꽃은 나의 고통과 회복 그리고 재생의 의미로 선택했다. 철저히 객관화된 나와 만나기 위해 현실과 거리 두기를 하며 작업과정에서도 고행하는 수행자의 마음으로 매 작품에 임했다. 작품의 시작과 끝이 되는 바다와 강에서 그리고 폐허와 도시, 일상 그 어디로의 여정을 통해 과거와 현실 안에서 찾지 못했던 혹은 잊고 있었던 그 무엇을 복기하려고 했다. 더불어 이번 작업은 색에 녹아있는 의미를 탐구하는 시간이었으며 한국인의 정서에 녹아있는 오방색의 힘으로 나를 치유하는 시간이었다. 현대인들은 다양하고 복잡하며 밀접해진 사회관계망의 발전으로 관계 속의 나와 잃어버린 자아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우리는 결코 혼자 존재할 수 없고, 모든 존재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상호의존적인 관계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너 없이는 내가없고, 자연이 죽으면 나도 죽는다. 세상 모든 것은 연기(緣起)의 법칙 아래 존재하며, 윤회와 정화의 시간을 통해 나는 나의 존재를 되묻고, 또 잊힌 기억과 존재들을 사진으로 기록하며, ‘나’라는 존재의 실체에 다가가고자 한다.
사진가 우 기 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