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색이 짙어져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낙엽의 소리도, 바람의 소리도, 흐린 하늘의 빛깔도 우리 마음을 흔들기엔 충분한 날이다.
조금씩 내리는 빗방울을 나누어 밟으며 도착한 꿈다락 토요문화 학교 교실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선생님들의 미소로 따뜻한 빛을 마구 쏟아내고 있었다. 열댓 명 남짓한 아이들은 일주일 만에 만나 이야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자기들만의 세상에 빠져 있었다.
상상을 펼칠 수업이 선생님들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시작되었다.
넓은 교실 안에 흙냄새가 퍼져 나갔다. 풍경처럼 바람에 흔들리는 종을 만들어 구워 주시겠다고 하셨다.
아이들은 손으로 흙을 만지며 각자의 개성대로 조물락 거리기 시작했다.
컵처럼 만드는 친구도 있고, 별모양을 만드는 친구, 꽃잎모양을 만드는 친구 서로 다른 모양을 만들어 내며 깔깔 거렸다.
모양을 만들고 다듬고 손으로 흙을 문지르면서 느낌이 어떤지를 물어보니 한 친구가 미끄럽다고 하자 여기저기서 반질거린다, 축축하다, 손에 묻어난다 하며 서로의 모양을 보고 소통하기 시작했다.
완성된 모양의 풍경을 선생님이 흔들자 맑고 예쁜 소리가 났다.
호기심에 가득찬 눈으로 선생님을 쫓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더 분주히 움직이는 박숙희 선생님께 어떤 수업인지 잠시 틈을 내어 여쭤보았다.
“ 아이들이 흙을 만지면서 자연과 교감하고, 풍경이라는 것이 소리를 내면서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여 더 밝은 아이들로 자라길 도와준다“ 하셨다.
같은 형제끼리 수업을 온 친구들은 둘이 투닥거리며 싸우더니 흙을 만지면서 서로 도와주고 흙묻은 손을 닦아주며 참다운 형제애를 과시했다.
다른 선생님 두분께서도 이 친구들을 보면서 “ 매 수업마다 친구들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것 같고 서로 도와 주는 모습들이 보인다 ”며 -아이들은 어른들이 시키거나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능력자들-이라고 말해 온 교실이 웃음소리로 메아리 쳤다.
한 친구는 ‘토요일 아침에 수업을 받으로 오는게 피곤할 때도 있지만 집으로 돌아갈 때는 재미와 뿌듯함으로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했다.
지난 1기에 수업을 마치며 아이들이 만든 북아트 한페이지에는 일기처럼 그날 수업에 있었던 이야기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짧게 소개를 해보고자 한다
- 제목 : 부채
오늘은 부채를 만들었다. 근데 서희, 서예가 오지 않았다. -
- 제목 : 오색함 만들기
오색함을 만들었다. 점심으로 나는 짬뽕, 혜진은 짜장면을 먹었다.-
참으로 아이들 다운 생각과 소박하지만 친구끼리의 우정이 묻어났다.
서로의 심장소리를 느끼며 상상의 나래를 펼처가는 친구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순간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1년 단위 사업이거나 그보다 짧은 6개월 단위 사업이다 보니 아이들과 하고픈것도 많고 나누고 싶은 것도 많은데 소모성 학습도구와 지속성을 가질수 없는 프로그램으로 아쉽다고 하셨다.
센터 문을 나서며 맑아진 하늘을 우러러보며 소망한다.
앞으로 더 많은 문화적 혜택과 마음을 나누고 오래 함께 할 수 있는 선생님과 아이들이 되길 빌어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