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민들이 문화를 향유하고 예술품들을 따듯한 감성으로 감상할 수 있는 곳, 도심 속 숲속의 갤러리인 충북문화관(옛 충북도지사 관사)에 가기위해 도청 앞 버스정거장에서 내렸다. 충북문화관으로 가는 길은 11월 하순의 날씨답지 않게 매우 춥다. 가는 길목 위에는 커다란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다.
『빛과 색 그리고 형(形)』 전시기간은 2016년 11월 22일부터 12월 18일까지다.
충북문화관에서는 근 현대 예술인에 대한 충북연고인 작고작가 조명작업을2013년부터 꾸준히 해왔다. 그 일환으로 이번 숲속의 갤러리에서는 해외에서. 중앙화단에서,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던 충북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회고하고 전시를 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작고한지 10년~20년 이상 된 작가들로 자신들의 작품세계에 빠져 열정적으로 살아온 하동철, 임직순, 유영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충북 옥천군 안남이 고향인 고(故)하동철(1942~2006) 화백은 서울대학교 회화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탬플(Temple)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판화를 전공했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장을 역임했으며 16번의 개인전과 수많은 그룹전을 열었다 특히 재경 충북작가전이 창립된 1976년부터 중앙과 지역화단을 연결시키고 충•남북을 아우르는 작가였다. 회화와 판화 탁본으로 작품을 분류할 수 있는 하동철 화백은 빛의 화가란 별명답게 빛이 중요한 미적 대상이다. 생전에 운동이나 다른 취미가 없이 오롯이 미술에만 심취해 1996년도에는 86점의 작품을 완성할 정도로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고 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보리밭 사이로 상여가 나갈 때 보았던 갈라진 보리밭에 비추는 햇빛의 영롱함과 끝없이 뻗어나가는 빛의 세계에 매료되어 빛을 예술작품으로 승화할 수 있었다는 하 화백 부인의 설명이 있었다.
현재 숲속갤러리 2층에는 ‘Light 2000-1’, ‘Light 83-E6’ 등이 전시 되어 있고 ‘신한국 기행’이란 제목의 영상이 하 화백 고향 옛 모습을 흑백으로 상영하고 있다.
충북 충주시 수안보가 고향인 고(故) 임직순(1921~1996) 화백은 일본으로 건너가 중학교를 다닌 후 동경의 일본미술학교 유화과에서 수학하고, 학생 때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정물부분에서 입선을 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특선과 입선을 거듭하면서 구상회화 ‘좌상’으로 대통령상을 탔고 국전초대작가로 활동하며 광주 조선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말년에는 경기도 장호원에 터를 잡아 작품 활동을 했다 한국의 또 다른 마티스라 불리는 색채화가인 임직순화백은 자연풍광, 실내의 여인상, 소녀, 꽃 중심의 정물이 작품주제가 됐다. 이곳 전시관에 출품된 작품 중 기타를 든 소녀, 얼굴(소녀), 꽃과 소녀란 작품의 공통점은 같은 모델이 각기 다른 구도로 위치하고 있고, 꽃이 등장한다. 붉은색과 검정색을 조화롭게 사용해 색채적 표현을 선명하게 드러낸 유화다. 임직순화백은 생전에 오전엔 인물화를, 오후엔 풍경화를 그렸다고 한다. 임 작가가 살아 활동하던 시대는 한국화단에선 인물화가 많이 그려지지 않았던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인물화에 열정을 보였고, 많은 양의 야외스케치를 해 가장 구도가 맘에 드는 작품만 색채를 입혔다는 고인은 “수안보가는 길” 작품에서도 고향을 항상 그리워하고 자주 찾아왔음을 느끼게 한다고 서양화가인 자부 조해숙씨는 말한다. 임화백의 마당을 공간적 배경으로 천경자화백의 며느님이 모델로 선 작품인 ‘가을과 여인’은 많은 이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눈길을 끌고 있었다.
충북제천에서 출생한 고(故)유영교(1946~2006) 조각가는 충주고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후 서울에 있는 명지고등학교를 사직하고 이탈리아 국립 로마미술아카데미에서 조각을 공부하였다.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에 출강하며,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국무총리상, 국회의장상 등을 받았다. 전시된 조각품으로는 ‘소망’, ‘성숙’, ‘무제’등과 ‘2008 유영교 추모전’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작품의 세계와 활동무대가 다르지만 우리 충북이 고향인 예술가 하동철, 임직순, 유영교 세분의 작품을 충북문화관 숲속의 갤러리라는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음은 즐거움이자 축복이다. 낙엽이 떨어지는 늦가을, 많은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이곳에서 가져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