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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성화 지원사업>진천 ‘방골 큰 애기’ 설화가
연극으로 공연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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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포터 이희우

우리고장의 역사와 예술을 사랑하는 문화리포터입니다.
empresshw@hanmail.net

문화리포터 이희우
한 지역의 문화와 역사 사람들의 특성을 알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접근해야 할까?
오랜 세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그 지역의 설화나 민담, 농요 등을 찾아보는 것이 여러 방법 중의 하나일 것이다.
12월 14일 오늘은 충북문화재단에 지원하는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으로 <문화공감 흥> 아라는 단체에서 기획한 진천군 덕산면의 설화 <방골 큰 애기>를 연극무대에 올리는 날이다. 진천군노인복지회관 대강당에는 지역주민 200여명이 주최 측에서 나눠 준 차와 간식으로 요기를 하며 배우들이 무대에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대 옆 준비실에서는 그 동안 연극교육을 받아 온 회원들이 분장을 마치고 생애 첫 무대에 서는 설레임과 함께 연극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막이 오르니 방골 큰 애기의 몸종인 곱단이가 나와 진천의 사투리로 구수하게 어르신들을 웃기고, 관객들은 극중의 대사나 움직임이 연극임을 잊고 마치 나의 일인 것처럼 연극 속으로 빠져들어 간다.



방골 큰 애기의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 진천군 덕산면 방골이라는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다. 방골마을 정씨가문의 큰 애기(혼인할 나이가 된 처녀)는 어려서부터 깜짝깜짝 놀라는 병이 있었다. 부모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딸의 병을 고쳐보려고 큰돈을 내걸어 보았지만 엉터리의원들과 가짜 무당들만 돈을 노리고 찾아올 뿐 그 누구도 딸의 병을 고치지 못해 슬픔에 빠진다. 이때 스님 한분이 목탁소리를 내며 찾아온다. 큰 애기 병은 진짜 병이 아니니 하늘이 정해준 배필을 찾아 주면 병이 완치될 것이라고 한다. 한 가지 조심할 것은 결혼 전 신랑 얼굴을 보면 죽게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떠났다. 부모는 입담 좋고 능소능대한 중매꾼의 도움으로 초평에 사는 경주이씨 신랑과 혼례를 치르기로 결정한다. 여러 일가친척과 인근 마을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신부가 초례청에 들어섰다. 그런데 신랑의 모습을 흘끗 훔쳐 본 순간 큰 애기는 기절하고 말았다. 신랑의 사모(紗帽)에 분명 뿔이 두개가 있어야 하는데 뿔이 한 개 밖에 달려 있지 않은지라, 필경 신랑의 재혼 자리로 시집을 간다는 것을 직감하게 된 것이다.



우리의 전통 결혼식에서는 신랑이 사모를 쓴다. 사모는 뒤가 높고 앞이 낮은 2단 모정부(帽頂部)를 이룬다. 뒷면에는 두 개의 뿔을 달고 있다. 진천지방에서는 초혼이면 사모 양쪽에 뿔을, 재혼에는 사모 한쪽에만 뿔을 꽂아서 신랑이 쓴 사모 모습만 보고도 그가 초혼인지 재혼인지 알 수 있게 했다.
영영 깨어나지 못하고 죽어간 <방골 큰 애기> 이야기는 현재 진천군 초평면 두촌리 마을 입구와 경주이씨 선산에 유래비가 있다, 경주이씨 가문에서는 지금도 큰 애기 제사를 지내고 있다. 큰 애기 상여가 나갈 때 부른 한탄사는 오늘날 농요로 전해오고 있다.

이 설화는 이월, 덕산, 광혜원 등 진천읍, 면 지역 주민들 15명의 배우와 조용주 대표의 기획, 임오섭 선생의 연출로 무대에 오른 것이었다. 단원들은 연극의 기초부터 공부를 하고, 역사와 민담 설화를 탐방하고, 그 설화를 스토리텔링화 하여 대본으로 만드는 작업을 직접 했단다. 또한 무대의 소품을 만들고, 배역에 맞게 의상을 만들거나 빌려오고, 조명과 무대를 고민했단다.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대사를 만들면서 처음이라 어렵고 힘들었지만 무대에서 직접 연극을 하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회원들 마다 농사일 또는 직장에 출근을 하면서 바쁜 시간을 할애하여 연습을 했고, 개인한테 돌아온 스님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절을 찾아 직접 스님한테 항마진언이라는 목탁경을 배웠다는 단원도 있었다. 연극이 막을 내린 후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던 배우들 중 윤우원 회장과 인터뷰할 시간이 있었다.
 
Q : 연극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나 애로 사항은 없으셨는지요?

A : 충북문화재단에서 도와주시는 바람에 회원들 간에 정이 돈독해졌고, 성취 감도 많이 느꼈습니다. 봄부터 시작해 오늘(12월 14일) 무대에 올렸는데요. 수개월을 연습했고 소품도 준비됐는데 이번 한번 공연으로 끝난다는 게 무척 아쉽습니다. 인근 증평이나 음성, 괴산, 청주 등 다른 곳에서 공연을 할 수 있게 문화재단에서 보다 많은 재정적 배려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

설화를 연극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추어였던 단원들은 어느덧 전문배우처럼 우뚝 성장했음을 이번 공연에서 보여줬다. 일반 인들이 문화예술 창작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이런 기회가 추운겨울을 잊게 하면서 관객들을 훈훈한 마음으로 빙그레 웃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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