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문화예술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중앙동 주민센터 옆길로 마치 문화의 거리를 연상하듯 등불이 이어져 있었다. 카페에, 갤러리에, 음악공간, 판소리 연구소 등 각종 문화 거점들이 늘어져 있었다.
아지트 같은 느낌으로 개별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세월을 이겨내며 모아온 각자의 컨텐츠들이 차곡차곡 있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었던 ‘다락방의 불빛’이라는 공간에서 공연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보았다.
‘이상조’ 씨의 ‘행복한 음악이야기’라는 행사였다.
음악공간을 꾸리고 지인들과 교류하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나누다가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지금은 정기행사로 월에 1회씩 음악감상 행사가 운영된다. 전문적으로 일을 돕는 스텝도 있고, 매회 이상조씨 외에 연주자도 참여하고 있다.
다락의 지하로 들어가자마자 겹겹이 쌓여있는 LP와 음향장치들이 눈에 띄었는데, 하루 이틀 모아 온게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직장에 다니며 20여 년간 모으고 듣고 즐겼다고 하셨다. 특히 음악 듣는 여유를 만드는 능력이 남달랐는데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예술적 삶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음악 행사의 주요 내용으로는 본인이 어렸을 때 처음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 그때 들었던 음악들을 설명해주셨고, 그렇게 음악을 들으며 추억을 같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달엔 오즈의 마법사에 나왔던 Over the Rainbow 이야기를 들으며 동화같은 낭만의 시간을 누리기도 했고, 다양한 앰프와 어울어진 소리를 듣는 재미도 쏠쏠했다. 말 그대로 고급 졌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청년들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세대의 인원들이 많이 모여였는데, 다들 꽤나 즐거워하는 표정들이었다.
이상조씨의 입담 덕일까? 한두 번 해보신 것 같지 않은 입담 덕분에 행사는 순조로웠고, 그렇게 흠뻑 음악에 빠져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주변 일대를 살펴보면 이런 음악공간 뿐 아니라 카페, 여행사 등 평범해 보이지만 전혀 평범하지 않은 가게들이 여럿 줄지어있었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공간들도 꽤 많았다.
이런 차세대 문화예술의 흐름은 젊은 사람들로 부터 시작될 수 있을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컨텐츠와 실행력이 있는 누군가로부터 시작될 수 있는 건가 싶었다.
음반을 한 장 씩 사 모았던 일은 어찌 보면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그때그때 돈이 아주 많이 드는 일은 아니지만
돈이 많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아직도 눈이 오는 날이면 스티비원더의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가 떠오른다고 했다. 용돈을 모아가며 몇날 며칠을 기다려 구입한 앨범이라고 했다. 요즘 학생들도 그 옛날 중학생의 이상조씨처럼 살아보면 어떨까 생각해보았다.
1년에 10장, 10년이면 100장의 음반.
이정도면 이미 음악에 관심 있는 사람으로 관심분야를 정하고 자료를 모으는 훈련으로 또한 스스로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이는 방법으로 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낌없이 나누고 싶은 이상조씨를 통해 에너지를 주고받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