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성화 문화예술 지원사업 극단 두럭 ‘우리 동네-옛날 옛적 이야기’
내 친구 따봉! 우리 모두 따봉!
“내 친구 따봉... 내 친구 따봉... 내 친구 따봉...” 목소리를 점점 크게 하다가 점점 작게. 둥그렇게 둘러앉은 아이들은 엄지손가락을 내보이며 옆 친구에게 이야기한다. 그때마다 여기저기서 까르르 까르르 웃음이 터져 나온다. 내수 지역아동센터(센터장 김풍숙)에서는 화요일 오후가 되면 연극수업이 진행된다. 어린이들에게 연극을 가르치고 있는 김정영(연극배우·주강사)강사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자신이 더 많이 배워가고 있다고 말한다.
내수 지역아동센터의 연극수업은 충북문화재단의 지역특성화 문화예술 지원사업 중 하나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내수지역아동센터를 찾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수업을 만나게 해주고 싶었던 김풍숙 센터장의 바람과 어린이들이 지역의 이야기를 소재로 꾸민 연극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는 극단 두럭 이동섭 대표의 생각이 만나 결실을 맺은 수업이기도 하다. 연극을 비롯해 영화, 영상 작업을 하고 있는 극단 두럭의 이 대표는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어린이들에게 연극의 기초를 가르쳐 오고 있는 연극인이다. 그는 그간 해왔던 수업들이 연극배우를 길러내고자 했던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연극을 배움으로써 어린이들이 목소리를 자신 있게 내고 자신의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알게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연극의 소재를 통해서 어린이들이 지역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죠.”
첫 수업은 앞에 나와서 자기소개를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매일 보던 친구들이고 친숙한 얼굴이지만 여러 사람의 시선을 받으며 앞에 나와서 큰소리로 자신을 소개하는 것은 어쩐지 부끄럽고 떨려서 선생님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떨림을 참고 자기소개를 하고 나면 어느 덧 자신감이 생기고 자기 표현능력이 자라기 때문에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이라고 김정영 강사는 설명했다. 이어 그는 두 번째 수업은 선생님을 따라하고 상상력 게임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선생님의 말과 행동을 따라하면 어렵지 않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고 어린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어요. 그리고 상상력 게임은 어린이들 마음속에 잠재되어있는 상상력을 깨우고, 보다 확대시키는 연극의 가장 기초적인 과정이기도 하죠.”
수업에 들어가기 전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내려 진행한 ‘내 친구 따봉’ 게임은 아이들에게 웃음을 자아내며 수업에 집중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최경식(내수초 ·4)군은 “지난번에 앞에 나가서 큰소리로 자기소개를 하는 것이 창피했지만 연극 선생님께서 재미있는 것을 많이 가르쳐 주셨다”며 “연극시간이 즐거워서 매주 꼭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들은 아직 어색하고 쑥스러워하는 모습이 채 가시지 않아 보인다. 매일 책상 앞에 앉아서 참고서를 앞에 두고 암기하고 문제를 풀어내는 것으로 칭찬받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수업이라 어리둥절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연극수업은 ‘수업’이 아니라 ‘놀이’라는 생각할지도 모를 일이다. 수업이든 놀이든 이 시간을 통해서 또박또박 자신 있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할 수 있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우리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면 더 바랄 것이 없어 보인다.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수업은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순수해서 어떤 상황을 가정해서 설명해주면 금방 몰입하고 집중하거든요. 그리고 어른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표현력을 발휘할 때도 많지요. 앞으로 이 시간을 잘 활용해서 어린이 단원들과 함께 멋진 연극 만들겠습니다.”
어린이들과 머리를 맞댄 김정영 강사의 말이다. 시선을 맞추고, 목소리 크기 조절에 움직임까지 배우는 연극수업은 문화예술만이 갖고 있는 자유로움과 진지함이 동시에 엿보이는 시간이다. 이후에 지역의 설화를 토대로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해서 연극을 만들고 싶다는 이동섭 대표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지금 이렇게 수줍어하던 어린 배우들이 어떤 연기를 보여줄 런지 자못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