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1호
충북문화재단 충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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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살아남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닥나무와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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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포터 윤정미

문화리포터 활동을 통해 문화·예술을 느끼며 일도 하고
좋은 분들도 만나는 일석삼조의 기회였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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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포터 윤정미
토요일이야, 자연 안에서 행복해지자!

이렇게 앙증맞은 삽이 있었나 싶다. 손힘이 부족한 아이들은 두발의 힘까지 이용해 진흙을 떠내더니 신발에 양말까지 벗어버린다. 너도나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맨발이 되더니 흙벽돌을 만들기 위한 반죽 섞기에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토요일 아침, 교실을 벗어나 자연을 찾아온 온 아이들과 가족들은 자연이 들려줄 이야기에 한껏 들떠있다. 여름으로 들어가는 5월의 길목, (주)닥나무와 종이(문의면·대표 이종국)에서 준비한 ‘자연에서 살아남기’프로그램에 자연이 어떤 재료를 준비해 두었을지 궁금하다.



"얘들아, 저기 제비집도 봐라, 지난번 왔을 때는 없었지? 며칠 사이에 저렇게 제비가족이 살 집은 만들었구나. 그 옆에는 만들다만 흔적도 있네. 아무래도 저곳은 편안하지 않았나 보다. 그치~"

아이들을 인솔하던 이종국 강사는 손끝으로 어느 집의 지붕 밑을 가리킨다. 아이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높은 지붕 아래 제비집으로 쏠리며 갑자기 제비가족과 인사하는 시간이 만들어졌다. 수업장소로 이동하면서도 이 강사는 아이들에게 자연의 모습을 한 가지라도 더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역력하다.
제비집에서 눈을 거둔 아이들은 이번에는 선생님을 향해 질문을 쏟아놓는다.

"선생님, 선생님 수염은 진짜예요? 가짜예요? 신기해서요."
"하하하! 내 수염은 엄연히 천연이야, 천연!"

조금 전 자기집안에서 짹짹거리던 귀여운 아기제비들의 얼굴이 바로 이런 모습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보니 어느새 오늘의 수업 장소에 도착했다. 한달음에 달려가는 아이들은 짚과 나무를 묶어 만든 그네에 올라타더니 열심히 발을 구르고, 동화 속에서나 보았음직한 나무위에 만든 집에도 성큼성큼 올라간다. 한쪽에는 굵은 끈으로 성기게 만든 나무 그물이 보이고, 그곳에는 어느새 몸을 기대고 누워있는 아이들도 있다. 나무는 그늘만을 즐기는 것이 아니었던가. 처음부터 나무집과 나무그물이 아이들에게 이렇게 친근한 존재는 아니었다고 이 강사는 설명한다.



"생태수업에 처음 참여하는 아이들은 나무에 올라간다는 것이 낯설고 두려운 일이지요. 하지만 용기를 내서 나무의 결을 느끼고 나무에 몸을 기대는 것을 연습하다보면 어느덧 익숙해지고 나무와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손과 발의 힘을 이용해 지탱하는 연습을 하다보면 나의 몸을 적절히 다루는 연습도 되는 것이지요."

20여명의 아이들과 그의 가족들이 참여했음을 확인한 이 강사는 진흙을 이용해 흙벽돌 만드는 체험을 시작했다. 벽돌이 깨지지 않으려면 지푸라기를 섞어서 반죽해야한다는 것을 설명하고 맨발의 아이들을 흙속으로 초대하니 선뜻 모두 흙속에 발을 담근다.



"흙의 느낌을 직접 느껴보아야 합니다. 지금은 이렇게 부드러운 흙을 이용해 벽돌로 만들어 놓고 다음 주에 와서 보면 단단한 건축 재료가 되어 있어 신기해 할 거예요. '자연에서 살아남기'수업은 단순히 프로그램을 통해 지식을 배우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서서히 스며들고 젖어드는 생생한 생태교육이 되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네모반듯한 흙벽돌들이 하나둘 만들어질 때마다 아이들의 옷은 흙으로 얼룩덜룩해지지만 얼굴은 뿌듯함으로 가득차고 있었다. 흙이 말랑말랑하다며 한 움큼 내밀며 만져보라던 소정이, 누구보다 앞장서서 흙 반죽을 하던 현택이도 어느새 출출해졌을 무렵 간식소식이 들려온다.
오늘의 간식은 그동안 직접 키운 채소를 넣어 쓱쓱 비벼먹기. 채소를 뽑아 다듬고 씻어오는 것은 어머니들의 몫이었다. 된장만을 넣어 비빔밥을 만들었어도 아이들의 정성을 먹고 자란 채소 덕분인지 그 맛도 역시 일품이다.



함유정(창신초⋅6), 함유찬(창신초⋅4) 남매와 함께 참여한 학부모 이숙자(사직동)씨는 생태수업에 빠지지 않고 적극 참여하고 있다. "주중에는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했으니, 주말에는 자연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이렇게 생태수업에 참여하고 가면 그 날은 아이들 일기장이 온통 이 얘기뿐이에요. 유정이가 중학교에 가도 같이 참여하고 싶어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자연에서 살아남기'수업은 토요일마다 열린다. 하지만 한 번도 똑같은 수업을 진행한 적이 없다. 그것은 자연을 재료로 하는 수업이기 때문. 자연은 우리에게 나뭇잎 하나, 햇볕 한줄기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다음주에는, 그 다음 주에는 어떤 자연을 만나게 될지 누구도 짐작할 수 없다. 이곳, 문의면의 숲은 또 어떤 옷으로 갈아입고 우리를 맞이할까?
체험은 상상이상이 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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