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2호
충북문화재단 충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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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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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문화예술교육의 변화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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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옥

aec비빗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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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옥
정책과 우리의 생활

정책은 국민의 세금을 적절히 나누고 분배함으로 사회의 과제들을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틀이자 원칙으로 문화정책은 우리의 삶과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실 7-80년대 학교를 다니고 작가활동을 했던 세대들은 이러한 정책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 당시에는 미술관, 박물관을 짓고 유지하는 수준이었지만 국가는 늘 큰 일을 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개인이 정책사업을 직접 하거나 지원을 받는다는 것을 상상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공부를 하면서 지역의 작은 도시가 레지던시라는 사업을 하면서 작가들에게 작업실과 숙박, 생활비와 전시지원을 하는 것을 보고 큰 문화충격을 받았었다. 국가나 행정은 언제나 국가 단위의 혹은 매우 공적이며 거대한 미션에만 세금을 쓰는 줄 알았는데 한 작가의 성장을 위해 생활비까지 줄 수도 있구나라고 부럽고 신기해하면서 나도 이런 기회를 얻는다면 창작활동이 참 다양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잠시 80년대를 돌아보면 작가들은 전시를 열고 작품활동을 하려면 전시장을 대관하고 리플렛을 찍고 오프닝과 에프터 식사비용을 지불하는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했기 때문에 대부분이 미술학원 알바를 하거나 작은 교습소에서 돈을 벌어야했다. 지금도 작가들이 교육활동이나 알바로 돈을 벌지만 레지던시, 창작지원, 각종 기획전 등 다양한 지원이 있어서 보다 창작활동이 쉬워졌다. 예술전공자들이 교육시장에 재투입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당시의 교육시장이 미대입시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어 미술교육에도 문제가 많았다. 작가들은 이 시장에서 자신이 소진되고 창의성이 제한된다는 한계를 느꼈고 일반인들은 예술의 역할이나 기능을 배우거나 다양성을 접하지 못하고 입시 과목인 뎃상과 수채화와 같은 재현기법의 습득을 미술자체로 받아들이는 부작용이 그것이다.

2005년 문화예술교육시범사업이라는 정책사업에 참여했을 때 드디어 우리도 창의성을 키우는 다양한 예술교육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해방감에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이 정책이 10년 만에 동네 작은 미술교습소와 학원들이 사라질 정도로 영향을 미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물론 미술전공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져 아쉬운 부분도 있으나 내신 성적 때문에 교습소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되고 전국 곳곳에서 훌륭한 문화예술교육서비스를 누리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99년 독일서 돌아와 생계도 어려운 처지에서 우연히 알게 된 창작지원 정책으로 작가생활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고 이후 문화예술교육, 문화기획, 생활문화정책 등 길목마다 여러 문화정책 덕에 경험을 쌓고 사회 속에서 새로운 역할을 찾을 수 있었다. 지난 17년 간 한국의 문화정책의 한 켠에서 변화와 성장을 함께하거나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문화예술교육이 10년을 넘어서 성장기에 들어선 이즈음 9년을 살았던 독일과 한국의 문화예술교육정책을 비교해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정책의 입안과 실행주체
한국과 독일 문화정책의 뚜렷한 차이는 누가 정책을 주도하는가이다. 한국은 문화부가 주도하여 정책설계, 사업설계, 실행을 추진하는 반면 독일은 주정부에 모든 권한이 있다. 98년 문화부와 유사한 연방 문화 및 미디어 정책 담당 부(BKM, Beauftragter der Bundesregierung für Kultur und Medien)을 설립하였지만 이는 각 주들 간의 협력과 조정을 위한 기구일 뿐이다. 주 정부도 문화정책 결정권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의 문화부처럼 주도적으로 정책을 추진하지는 않는다.

2007년 베를린의 문화부장관을 만났을 때 그는 대부분의 재정을 기존 시설들의 유지, 관리에 쓴다고 하면서 특별한 문화예술교육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덧붙여 정부는 주로 지역에서 어떠한 요구와 활동이 있는지 관찰하고 이들 간을 연결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정리하여 제공하는 일을 한다고 했다. 마치 7-80년대 한국의 문화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가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시민사회의 역동성과 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다. 독일에서 문화정책이나 재정지원은 모험놀이터나 사회문화센터처럼 문화활동가, 예술가, 시민들이 필요한 일을 하면서 만들어진 사업이 커지면서 정부에 재정지원을 요구하여 시작된다. 아래로부터 요구가 절차를 거쳐 정책지원이 되는 버텀업 방식이다. 오랜 시간 동안 민간, 단체, 개인들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문화, 예술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니 의도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어 특별히 정책을 세울 필요가 없는 것이기도 하고 인위적인 개입보다는 자연스러운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지원 이후 과정을 주시하되 관리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시킨다. 2007년 국제적인 예술행사인 카셀도쿠멘타에는 연방교육부가 지원하여 100일의 전시기간 내내 다양한 체험 교육을 진행했다. 담당자는 많은 재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결과보고나 정산을 하지 않는 대신 초기 기획과정부터 실행까지의 전 과정을 잘 기록하는 것으로 갈음한다고 하였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몇 명이 참여했다는 결과보고를 하기보다는 과정에 집중해야한다는 실용적인 독일의 태도를 읽을 수 있다.

이와 같이 독일의 시민들은 자신들이 만든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시민문화권, 문화시민의 권리로 인식한다. 누구나 언제나 시민으로써 정당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68혁명 이후 시민의식이 깨어나면서 강해지는데 특히 사회문화센터의 경우 시민들의 자발적인 동기로 설립되어 지금도 독일 전역에서 시민, 문화를 연결하며 시민문화의 중심지로 저변을 확보하고 있다. 문화를 시민권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단지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는 측면만이 아니라 스스로 이러한 활동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의지에서도 읽혀진다. 일부 사회문화센터는 정부지원 없이 회원들의 회비, 여러 가지 사회적 공공사업과 후원으로 재정을 마련하여 철저한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러 연구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국가주도의 정책은 매우 강력하고 일관되게 추진하여 큰 성과를 내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문화기반이 연약한 지역에 정책사업이 유입되면 미약했던 문화생태계가 돈의 흐름에 휩쓸려 획일화되어 다양성이 사라지기도 한다. 우리도 지역자치를 채택하고 있고 지역마다 광역, 기초문화재단을 만들고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역할을 분담하고 있지만 예산의 한계로 인해 독립적이고 주도적인 정책을 발굴하거나 지역 생태계를 반영하는 단계는 아니다. 거의 모든 예산이 중앙으로부터 지원되고 지자체의 예산확보가 어렵다보니 위탁사업의 껍질을 벗기 어렵게 된다. 적극적인 문화예술정책 10년을 넘어서면서 우리가 독일로부터 배워야 하는 부분은 바닥 생태계를 존중하고 기다려주는 미덕과 함께 어린이들을 돌보듯이 떠먹여주는 정책에서 시민을 성숙한 파트너로 보고 협업하는 상향식 지원시스템 개발로 바꾸는 것이다. 아울러 지역의 문화예술생태계를 건강하게 키우고 가꾸어 진정한 의미의 상향식 문화정책이 가능한 시스템이 필요할 때이다.
 
한국과 독일의 문화예술교육정책 비교표
 
한국과 독일의 문화예술교육정책 비교에 대한 표
항목 한국 독일
배경
  • 기존의 공교육의 위기와 문제에 대한 대안적 교육필요
  • 개인의 발전과 성숙을 넘어 사회적 성장 지향
  • 통합의 매개로 예술, 미래사회를 위한 창의성교육 필요
  • 발도르프 인지학
  • 30년대 다양한 형태의 진보적 교육실험
  • 나치통치를 위한 국가통제 계몽교육에 대한 반동
  • 68혁명의 탈권위주의 다양성, 자유
  • 정보사회 적응
역사
  • 1990년 문화공보부가 문화부와 공보처로 분리되면서 면모를 갖춤, 기존 규제 중심 법령 개정, 문화 진흥을 위한 체계적 중장기 문화예술 정책을 수립.
  • 1990 문화발전 10개년 계획
  • 1993 새문화, 체육, 청소년 진흥 5개년계획에서 문화복지와 문화산업을 중요정책목표로 제시
  • 1993년 문화체육부 발족, 1994년 문화정책국 신설
  • 1997 문화비전 2000
  • 2004 창의한국, 새로운 한국의 예술정책 문화예술교육이 새로운 문화정책으로 등장
  • 문화예술교육과 신설/ 추진 목표
    • 학교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개선과 양적 확대,
    • 사회 문화예술교육의 다양화 및 기회 확대,
    •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와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형성
    •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제반 여건 마련
  • 2005 문화예술교육진흥원 설립, 진흥법 제정
  • 2008 주요 국정과제로 선정,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중장기 전략(2007~2011)수립
  • 2008 문화부, 교육부 공동 TF발족
  • 2007 전국 25개소의 기초 단위 지역센터 확대 지정 지원
  • 2008 광역센터 6개 새로 지정
  • 2010 유네스코세계대회와 서울 아젠다
  • 2010 문화부, 교육부 공동 창의성과 인성함양을 위한 초 중등 예술교육 활성화 기본방안 발표
  • 1662년 계몽군주 국민교육
  • 나치의 국가사회주의의 계몽
  • 45년 이후 동, 서 분리정책
  • 성숙한 시민 개념 대두
  • 1960년대의 청소년과 시민운동은 사회영역을 포함하는 문화영역을 문화정책의 대상으로 확대함.
  • 1970년대 "모두를 위한 문화"와 "문화 시민의 권리"에 대한 문제제기는 문화 활동을 확장
  • 1990년대는 통일 독일의 영향에 의해 통일과 집중의 시기
  • 1998년 문화미디어부 창설, 개혁 실시
  • 2002년 연방문화재단(the Federal Cultural Foundation)의 설립과 관련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에 문화 활동의 재정지원에 대한 논의를 통해 각 문화기구의 합병이 논의되었으나, 연방정부의 주정부 지원은 중단 됨
  • 2004년 독일 연방 중앙정부 미디어문화부 '문화예술교육' 관련 4대 정책 발표
  • 2005년부터 독일연방문화재단 문화교육 프로젝트 추진
  • 1963 바이마르공화국 시민교육을 위한 국가기구(Bundeszentrale für politische Bildung)
주체
  • 문화부 문화예술교육과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 16개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 기반시설, 단체, 예술강사, 문화예술교육사, 예술가
  • 메세나
  • 연방 문화 및 미디어 정책 담당 부(BKM, Beauftragter der Bundesregierung für Kultur und Medien)
  • 독일연방교육연구부(Bundesministerium für Bildung und Forschung)
  • 연방문화재단(Kulturstiftung des Bundes)
  • 문화기관, 문화예술단체(재단, 기업, 사설 단체 등)
  • 교원(일반, 전공), 외부강사(예술가, 예술강사)
체계 문화부-진흥원이 중심
지역센터 협력
공모, 매칭, 기획, 파견
주정부-기관, 단체
연방교육연구부-협회, 이니셔티브
BKM-협의 조정




참고자료
  • 국가별 학교문화예술교육 정책 자료집,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2013
  • 2015 해외 문화예술교육 관련기관 동향자료집,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2016
  • 연구보고서_국가별 사회문화예술교육 정책사례 연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2015
* 본 글은 17년 5월 세종시문화재단의 문화예술교육주간 기념 정책포럼에 발제한 내용을 다시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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