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일 진천 선촌서당서 학술세미나 열려
‘중고제 판소리경연대회’…소리꿈나무 100여명 참가
제 1회 정겨운 고향소리 축제
‘꼭꼬오대액! 꼭꼬 꼬꼬옥’, ‘음매~ 애애애~~ 음매에애~’, ‘사아악~ 삭싹 사아악 싹싹’, ‘많이 먹고 얼른 크거라~’
조금은 낯설지만, 우리네 고향에서 매일 듣던 소리다. 처마 밑 종소리와 함께 수탉소리, 소·염소 우는 소리, 마당 쓰는 소리, 할아버지의 푸근한 목소리까지. 익숙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소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귀한 소리다.
고향의 소리, 마음의 소리, 예전 우리소리에 대한 소중함과 정겨움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있었다. 지난 6월 10일 충북 진천군 문백면 평사마을 선촌서당에서 열린
‘제 1회 정겨운 고향소리 축제’다.
충청북도와 충북문화재단, 진천군, 진천문화원이 후원하고 신선마을 선촌서당, (사)한국판소리보존회충북지회가 주관한 이번 축제는 우리고유의 소리와 특히 판소리 중에서도 중고제 판소리에 대한 소중함과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자리였다.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인사말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교육을 하는 선촌서당에서 잊혀져가는 중고제를 알리고 보급하는 소리축제가 열려 매우 기쁘고 고맙다”고 전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1회 대한민국 중고제 소리경연대회’도 함께 열렸다. 고등, 중등, 초등부로 나눠 펼쳐진 경연대회에는 100여명의 학생이 참가했으며 충북도교육감 상과 교육장 상, 판소리충북지회장 상을 비롯해 충북도지사 상, 진천군수 상, 대회장 상, 선촌서당 훈장상의 시상이 있었다.
경연대회에 이어 오후 1시30분부터는 ‘중고제의 원류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정회천 전북대학교 국악과 교수는 ‘충북의 소리, 중고제의 기원’, 김기형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잊혀진 소리, 중고제의 현재’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를 했다. 정회천 교수는 발제 중간 중간에 중고제 판소리 공연과 시연을 통해 동편제, 서편제와 다른 중고제의 특징과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외에도 풀피리 만들기, 떡메치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명창 신영희, 송순섭, 윤충일, 김학용, 조동언, 이은우, 김봉곤 훈장 등이 출연하는 판소리 공연도 펼쳐졌다.
이번 축제를 기획하고 연출한 (사)한국판소리보존회 충북지회장이자 지리산 청학동 훈장으로 유명한 김봉곤 선촌서당 훈장은 “우리의 소리를 다시금 되새기는 자리로 특히 경기, 충청지방의 판소리 유파인 중고제를 복원하고 저변을 확대한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며 “학술세미나이기 보다는 중고제 판소리 콘서트로 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축제의 2부에 해당하는
‘2017 중고제판소리 그 부활을 꿈꾸며(산, 소리, 사람) … 2부’는 오는 11월 3일 오후 3시부터 우석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제 2의 중고제 판소리 그 부활을 꿈꾸며……
우리나라 판소리는 크게 동편제(東便制), 서편제(西便制), 중고제(中高制) 세 가지로 나뉜다.
호남 동부지역에서 발달한 소리를 동편제, 영화 ‘서편제’를 통해 널리 알려진 서편제는 서·남부지역에서 발달했다. 동편제와 서편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중고제는 충청·경기지역에서 발달한 소리다. 동편제와 서편제의 중간적 성격을 띠는 중고제는 첫소리를 평평하게 시작해 중간음을 높이고 다시 낮추어 끊는 특징이 있다.
동편제와 서편제가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반면 중고제는 익숙지 않다. 김봉곤 훈장은 “충청도와 경기도 남쪽 지방에서 성행했던 판소리 중고제는 양반문화가 깊었던 시대에 명창들이 낮은 대우를 받아 전승되지 못했다”며 “중고제에는 충청도 지역의 말투와 풍습이 그대로 녹아있다. 중고제 판소리가 대한민국 충청도에 있었구나 하는 것을 이제는 알리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회천 전북대학교 국악과 교수는 “중고제는 동편제, 서편제보다 더 오래된 소리로 동·서편제에 매우 많은 영향을 미친 판소리”라며 “판소리 장단 중 하나인 진양조는 중고제에서 기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김기형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중고제를 매개로 판소리의 대중화를 기할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중고제, 동편제, 서편제의 종합적인 연구와 조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영희 명창도 “동편제는 무뚝뚝하고, 서편제는 한과 슬픔이 느껴지며, 중고제는 시조를 읊듯이 느리고 점잖지만 경쾌한 특징이 있다”며 “한 가지로만 소리를 할 수는 없다. 세 가지 특징을 모두 모았을 때 비로소 아름다운 소리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3년 한옥을 갖춘 선촌서당을 차려놓고 청소년들에게 효와 예절을 가르치고 있는 김봉곤 훈장은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일회적 행사에 그치지 않고 `판소리, 특히 중고제를 대중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