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2호
충북문화재단 충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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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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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키아프, 공항이 무대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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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포터 황금미영

음성 생활문화예술공간 '하다' 에서 연극하는 황금미영입니다.
우리지역의 문화예술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고 함께 만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

문화리포터 황금미영
커다란 여행가방을 들고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는 이들로 시끌벅적한 이 공간에 잔잔한 선율이 퍼져가기 시작했다.
2017 찾아가는 문화활동 지원사업 ‘팀키아프’ 공연이 청주공항 1층 로비에 마련된 작은 무대에 올랐다.



공항에서 공연을?
4시 30분. 청주공항의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시간이다. 하지만 이들은 여유롭게 앉아 공연을 관람할 수 없다. 가야할 목적지가 분명한 사람들은 바쁘게 돌아가는 비행기 시간표에 맞춰 바쁜 발걸음을 재촉했다. 여유로운 관객을 기대할 수 없는 곳에서의 공연은 사실 공연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운 무대이다.

“물론 연주자들에게 편안한 무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꼭 자리를 지키고 앉아서 관람하는 분들만 관객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지나가면서 들리는 음악소리에 슬쩍 미소지을 수 있다면 그 모든 분들이 저희의 관객입니다.”

팀 키아프 대표이자 첼리스트 고영철씨는 한사람이라도 들어준다면 모두가 관객이라고 이야기 했다. 그의 이야기에 힘을 실어주듯 커다란 여행가방을 앞에 두고 손으로 박자를 맞춰가며 음악에 심취해 있던 중년의 여인은 비행기 시간을 확인하고는 아쉬운 듯 몇 번을 돌아보며 발걸음을 재촉하기도 했다.

“사실 인천공항 같이 큰 공항들에는 다 상설무대가 있고 그 무대에서 늘 공연이 펼쳐지고 있어요. 청주공항 역시 모든 지역의 사람들이 다 모이는 국제공항인데 그런 무대가 없어서 늘 안타까웠습니다.”

설레이는 만남, 아쉬운 이별, 비즈니스로 바쁜 발걸음, 다양한 목적의 사람들과 온갖 감정이 모두 모여 있는,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공항이라는 공간에서 그들의 무대가 가지고 있는 힘을 찬찬히 음미해 보았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한 장면은 두 번째 순서였던 가야금 연주곡 ‘그리움’ 이 연주되던 순간 이였다. 공항 내에 출국 안내방송이 연주소리를 덮을 만큼 크게 들렸는데 공연을 방해할 것 같았던 그 소리가 가야금과 교차하며 시작된 연주는 사전에 미리 계획되었던 것처럼 묘한 어울림을 선사해 주었다. 눈을 감고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공항 출국장에서 서로를 그리워하며 돌아서는 누군가와 그걸 지켜보는 한사람이 자연스레 그려지는, 꼭 연극이나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무대였다.

아! 공항이라는 곳도 이렇게 멋진 무대가 될 수 있구나.
세상 모든 곳을 무대로 만드는 힘, 그래서 그곳이 좀 더 자세히, 그리고 색다르게 느껴지게 하는 것.
그것이 예술의 힘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팀 키아프는 개인 예술가들이 모여 함께 창작하고 공연하는 프로젝트 팀이다. 충북문화재단의 청년예술가로 선정되어 만난 이들은 각기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이지만 우리가 모이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함께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서양음악과 국악, 현대무용, 그리고 연극을 전공한 예술인들이 서로의 장점을 콜라보레이션하여 관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 팀 키아프의 무대는 흔히 볼 수 있는 클래식 연주 무대와는 다른 독특한 그들만의 색깔이 있었다. 그 중 단연 돋보였던 무대는 모든 출연진이 함께 하는 마지막 공연, 관객 참여극 <첫사랑> 이였다. 순수하고 열정적인 첫사랑, 사랑하는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 같았던 그 시절을 그린 짧은 극이였다.
사실 연주곡들은 지나가면서 들으면 된다지만 스토리가 있는 극이라는 장르를 이곳까지 가지고 오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상징적인 표현들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단순한 스토리를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 였구요. 그래서 관객 참여극이라는 형식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빨간 운동복을 입고 그녀에 대한 애절함을 연기한 극단 두럭대표 이동섭씨는 잠시 걸음을 멈추었던 관객을 무대로 이끌어 내고 자연스럽게 연기를 유도해 내는 능숙함이 일품이였다.

관객배우로 공연에 참가했던 노신사도, 음악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고 박자를 맞추던 중년의 여인도, 로비 의자에 아이들을 앉혀놓고 간식을 먹이며 한숨 돌리던 젊은 부부도, 멀찍이 서서 자기들끼리 음악에 맞춰 장난을 치던 청년들도 모두 공연이 끝나기 전에 총총걸음으로 자리를 떠났지만 공항을 가득 채웠던 선율들이, 익살스런 배우의 몸짓이 그들의 마음을 타고 비행기 안도 가득 채우고 있을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2017 찾아가는 문화활동 ‘팀 키아프’의 공연은 공항이라는 공간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의미로 각인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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