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4호
충북문화재단 충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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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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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지만 가까운 극장 자계예술촌,
<도깨비만들기>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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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포터 황금미영

음성 생활문화예술공간 '하다' 에서 연극하는 황금미영입니다.
우리지역의 문화예술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고 함께 만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

문화리포터 황금미영
멀지만 가까운 극장 자계예술촌, <도깨비만들기>를 만나다.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7월 말 저녁. 충북 영동의 자계예술촌에서 여자의 비명소리와 날카로운 고양이의 울부짖음이 들렸다. 어둠속에서 번뜩이는 고양이의 눈매가 떠올라 더운 여름을 몰아내기에 제격이였다.
충북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연극 <도깨비 만들기>가 (작 정복근 연출 박창호 출연 박연숙 강신욱) 첫 선을 보이는 날이였다.

결국 좋은 게 좋은거 아냐?
선택의 기로에 몰린다는 건 너무너무 괴로워요.
가만히 있는 것두 죄가 되나?
하지만 난 죄 없어. 항상 가만히만 있었으니까......

쥐가 너무 극성이라 편안히 쉴 수 없는 집, 평범한 이 부부는 쥐를 몰아내기 위해 고양이를 들이게 된다. 하지만 쥐가 사라진 집의 평안도 잠시, 곧 집을 장악한 고양이에 대한 공포에 시달리게 되는데.

<도깨비 만들기>는 각 개인이 양심에 따른 호소를 외면한 채로 주어진 상황을 자기중심적이며 이기적으로 받아들여 당시로써는 어쩔 수 없었음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나약하고 초라한 두 인물을 다루고 있다. 그들은 자신이 겪은 지워지지 않는 아픈 기억들을 애써 가두거나 덮으려하지만, 그것들은 어느 순간 바깥세상으로 삐져나오고야 만다. 마치 누군가에게 자백이라도 강요를 받아 어쩔 수 없이 그런 기억들을 토로하는 순간을 맞으며 자신을 스스로 옹호하며 타인으로부터 이해를 구하지만 깊은 외로움만을 절감할 따름이다.              - 작품소개 中 -

작품소개에서 볼 수 있듯 이 연극은 부부를 위협하는 고양이가 공포스러운 것이 아니라 고양이를 통한 두 부부의 절규, 날카로운 고양이의 울부짖음 보다 더 처절한 인간의 울부짖음이 계속 귓가를 맴도는, 당신의 이기심이 당신의 자기중심적 합리화가 얼마나 공포스러운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연극이였다.
관객을 깜짝 놀라게 했던 고양이의 마지막 포효를 끝으로 연극은 막을 내리고 무대뒤에서 만난 두 배우는 그 히스테릭하고 증오스러울 만큼 무심하던 표정들은 온대간대 없이 그저 사람좋은 웃음으로 먼길을 와준 관객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박연숙 대표는 자계예술촌 방문이 처음이라는 인사에 “공연 없어도 놀러오세요.” 라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공연이 끝나고 계획에 없이 즉흥적으로 마련된 조촐한 뒷풀이 자리에서 멀리 대전, 광주, 청주 등에서 온 다른 극단의 예술가들과 지인들의 표정과 이야기 나눔에서 자계예술촌이 문화예술교류에 얼마나 따뜻하고 친근한 터로 자리잡고 있는지 금새 알 수 있었다.

충북 영동군에 위치한 자계예술촌은 극단 터가 한 폐교를 임대하여 2011년 9월에 자리잡은 문화예술공간이다. (http://www.jagyeart.net/)
지역문화예술의 발전 뿐만 아니라, 우리문화 전반에 걸쳐 실험의 터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자계예술촌은 그 취지에 걸맞게 교실을 개조한 마실극장의 공연들 뿐만 아니라 산골공연예술잔치 등 여러 예술공연 및 예술교육 프로그램들이 판을 벌이는 곳이였다.

작은 숲길을 따라 가다보면 나타나는 너무나 예쁜 폐교와 그 주변의 공간들, 더운 여름날 마실 나오기 딱 좋은 그런 공간이였다.
그에 걸맞게 <도깨비 만들기> 공연이 끝나고 나서 곧 벌어질 산골공연예술잔치(8월11일~13일) 준비도 한창이였다.
올해 14회를 맞이하는 산골공연예술잔치는 자계예술촌의 야외무대와 소극장을 모두 이용하여 다채로운 공연들도 가득 채워져 있었다.

치킨을 10마리 시켜도 배달해 주지 않는다는 산골 깊숙이 자리 잡은 자계예술촌, 하지만 그들이 벌이는 멋진 예술의 잔치에 먼길을 온 발걸음들이 절대 헛되지 않게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드는 곳이였다.
아침이면 새들이 지즐대고 밤이면 시원한 바람과 귀뚜라미 소리가 어우러지는 이런 곳에서 예술을 펼치고 그것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앞으로도 이곳에서 얼마나 멋진 일들이 벌어지게 될지 돌아오는 길에 기대감을 한껏 품어 본다. 2018년, 2019년 그리고 더 먼날들의 자계예술촌에게 항상 건투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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