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인간으로, 2017 청주공예비엔날레
지난 13일 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 제10회 청주공예비엔날레가 막을 올렸다. 올해 10회를 맞이한 청주공예비엔날레는 기존의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 국제를 제거하고 열리는 만큼 새로운 변화와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기존의 일인 감독체제를 벗어나 지역을 대표하는 분야별(문학, 미술, 공연, 영상, 건축) 감독들을 공동으로 선임한 것이 눈에 띈다. 이러한 감독제를 시도한 이유에 대해서 청주공예비엔날레 조직위 사무총장 김호일은 “지역의 전문가들이 직접 작업에 참여하여 작품을 만들어 냄으로써 외부 전문가들이 유입되어 조형물만 만들어 놓고 가는 것보다 더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참가한 공동 감독 대표인 문학감독 심억수의 경우에도 “충북 사람만 아는 지역 성격, 기존에 치러졌던 외부 유명작가를 초청하기보다는 우리만의, 우리를 위한, 우리다운 문화축제가 돼야 한다”고 말하면서 개막식에서는 ‘인간적인 비엔날레’를 강조하기도 하였다.
이번 비엔날레는 총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기획전을 핵심으로 한다. 미디어 아트 분야 예술감독을 맡은 송대규는 “2017 청주공예비엔날레 기획전의 제목은 'RE:CRAFT'이다. 다시 공예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총 네 부문의 섹션으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려고 하였다. 첫 번째 섹션은 ‘우주:7개의 방’이다. 현대미술계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에게 공예적 미술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전통적 공예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관점에서 볼 것을 요구하였다. 두 번째는 ‘공예의 시간’이다. 시간의 씨줄과 날줄을 직조하여 공예의 역사성을 확인하고 동시대적 예술작품과의 끈을 잇고자 하였다. 세 번째는 ‘심미적 관계’로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모하는 공예의 ‘심미성’의 기준과 작품 표면의 패턴, 질감, 양감 등의 ‘장식성’ 화두로 현대공예(조형) 작가와 미디어 아티스트의 협업을 통해 이미지를 투영해 시각, 청각적으로 경험하고 심미적 착시를 불러일으켜 대중과 호흡하고자 하였다. 마지막 섹션은 ‘품다’이다. 지난 청주공예비엔날레에 참여했던 10명의 작가들을 선정하여 공예가의 손, 작품, 영감, 아뜰리에, 도시를 미디어에 담아 ‘사람-손-예술정신-삶-공간을 관통하다!‘라는 콘셉트로 미디어아트 공간에 펼치게 된다. 이제는 직접 시민들의 참여가 비엔날레의 화룡정점을 찍는다.”라고 기획전을 참여하고 있다.
네 번째 섹션에 영상감독으로 참여한 필자는 작품을 통해 올해 비엔날레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공예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해 보고자 하였다. 직접 만지고 만들어보는 일차적인 물성을 벗어나 평면의 이차원 화면을 통해 매체로 드러나는 공예작품과 그 제반 요소들을 시각적 감각으로 느끼게 하고 싶었다. 눈으로 보이는 작가와 작품, 그들의 신체, 작업 공간들이 관객들이 밟고 지나가는 바닥을 통해 관련 정보를 습득하고 탈시간적 공간 안에서 정서적 놀라움을 경험하게 하고자 시도해 보았다.
처음으로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감독으로 선임하여 시행된 청주비엔날레가 지역주민과 예술관련단체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받을지는 아직 40여일의 평가기간이 남았다. 10월 22일까지 열리는 비엔날레는 앞서 말한 기획전 이외에 전시장 3층에서 전 세계 9개국이 참가하여 열리는 세계관 전시, 소비자와 판매자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공예․아트페어,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프로그램, 공예와 관련된 학술 세미나 등이 열린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 저녁에는 야간 공연 행사 등이 진행될 계획이다.
변화를 시도하려는 비엔날레가 앞으로도 그 변화의 움직임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의 변화된 모습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시민들의 예술적 감각이 비엔날레에 반영되어야 한다. 담고자 하는 그릇이 반드시 우리가 생각하는 그릇이 아니어도 된다는 창의적인 사고가 지역예술발전에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