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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것은 이제 그만
예쁜 것은 이제 그만
- 2017 쓸모있는 문화작업장 틔움 멘토후기 -
여름과 가을 사이 우리들은 ‘문화 거점 공간 실행 프로젝트’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괴산 탑골 만화방으로 첫 수업을 위해 향했다.
조용한 시골의 밤이 우리를 맞아 주었고 그곳에서 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양철모 작가가 준비한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 ‘안경’도 함께 했다.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바닷가 마을에서 펼쳐지는 맛있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수업은 시작되었다.
그 후로 청주 향교 길에 위치한 오렌지하우스에서 매주 두 번씩 수업을 이어 나갔다.
오렌지하우스는 2017 청주야행 예술로 점포재생 프로젝트 : 퍼블릭에어 향교‘10*10전 작품교환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공간으로 빈집이었던 점집을 일부 철거하고 페인팅과 조명등을 바꿔서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었다.
일명 오렌지 하우스란 이름이 지어진 것은 야행 프로젝트 진행시 실내벽면에 온통 오렌지 컬러를 칠했기 때문이다.
야행 프로젝트가 끝나면 철거 후 건물이 새롭게 건축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3~4달 정도 연장하여 임대를 받을 수 있는 유연성이 있었던 공간이었기에 2017 ‘쓸모 있는 문화작업장 틔움’을 진행 할 수 있었다.
학생들과 의논 후 오렌지하우스에서의 매주 만남은 늦가을까지 이어졌다.
실행 기반의 문화 기획자를 양성하는 과정을 오렌지 하우스에서 서로 고민하고 토론하며 각자의 모양을 만들어 나갔다.
점집 이었던 오렌지 하우스에 대한 반응은 학생마다 차이가 있었다.
마당에 걸려 진 연꽃 모양의 등을 종교적인 이유 때문인지 창고로 점부 치웠다가 그것을 다시 가지고 와 자신만의 느낌으로 다시 꾸며 걸어 놓기도 하며 그 공간에 적응해 나간다.
좁은 공간에서 수업하는 것을 불편해 하기도 했었지만 그만큼 서로의 마음은 가까워졌다.
오렌지 하우스에서 학생 스스로 모임을 기획하고 그 모임을 실행 하는 날에는 자신이 디자인 한 깃발을 문밖에 걸어 이웃이나 초대된 지인들에게 알린다.
가글 하고 가는 모임, 궁금하니 어서와 모임, 츄파파 모임, 추억의 검정 고무신에 그림을 그리고 신어보는 모임, 흙이 좋아 흙 놀이 하는 어른들 모임, 진.선.미 모임, 자연에 취하는 모임 등등을 실현해 본다.
함께 감상한 영화 ‘안경’을 이야기하며 상상력을 확장해 나가고, 다양한 느낌의 변신술에서는 각자가 펜, 베게, 개, 비니루, 나무, 곱창, 핸드폰, 리모컨, 책상 등이 되는 법에 대해 느껴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의 성향을 이해하고 집중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편으론, 예쁜 기획 보다 나쁜 기획을 통해 엉뚱한 상상을 하도록 응원한다.
여기서 나쁜 기획이란, 제도에 맞춤형 기획을 하기 보다, 상상력이 더 우선시되는 실행을 염두해 둔 기획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규정되고, 정형화된 기획이 아니라, 과정과 이해를 바탕으로한 신선한 움직임을 나쁜기획이라 명명했다.
사고의 방향이 내안에서 밖으로 향하는 일명 나쁜 기획은 처음부터 결과가 성공적일 수 는 없지만 계속적인 고민과 토론을 통해 자기 주도적이며 건강한 기획으로 성장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짧은 기간 불편하고 일상적인 공간이 아닌 오렌지하우스에서 자신의 기획을 만들어가는 학생들 자신에게 건드려지는 마음의 느낌에 집중하였기를 기대해본다. ‘쓸모 있는 문화작업장 틔움‘ 개인마다 45만원 나쁜 기획 과정을 보여주는 오렌지하우스에서 전시를 준비하며 문화 거점 공간 실행 프로젝트의 의미를 담아본다.
공간을 나누어 기획 의도에 어울리는 재료를 정하고 위치를 잡는다.
조명을 설치하고, 수업기간중 제출한 과제물과 기록사진도 함께 한다.
츄파파 영상의 반복적인 음악은 오렌지하우스에 에너지를 넣어주고, 오프닝 퍼포먼스로 오렌지하우스를 베드민턴 네트로 변신시킨다.
일주일간의 전시가 끝나고 오렌지 하우스는 2017년 11월17일 예정대로 철거 되었다.
새로운 모습의 건물이 들어설 오렌지 하우스 빈 터는 겨울을 맞이한다.
새봄이 오면 그동안의 시간,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을 기억하는 공간이 만들어 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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