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3호
충북문화재단 충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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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 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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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회 충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웹진 집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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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성화 사업을 마주하는 태도에 관해

문화기획자 김유진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을 통해 보는 충북의 문화예술교육현장’이라는 집담회 주제를 받아들고 단순히 현장을 모니터링 한 소감 이외에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묘연하였다. ‘지역’이라는 주제는 한없이 중요하고 무거운데 비해 늘 모호함에 휩싸인 신비한 느낌이 있다.
  지역이 무엇인지 정의하기 애매하기 때문에 지역 문화 진흥을 위한 정책은 사업 실행의 편의성을 위해 타 지역과의 차별성이라는 관념에 지배적으로 사로잡히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문체부의 문화도시 인증 정책은 각 도시의 정체성을 역사전통 중심형, 예술 중심형, 문화산업 중심형, 사회문화 중심형, 지역 자율형으로 나누어 지원하겠다고 한다.
 

출처 : “지역 살리는 '문화도시' 2020년까지 30곳 만든다.” (News1. 2018.5.10.)


  대상층이 지나치게 넓고 예산의 규모가 큰 정책들은 어쩔 수 없이 추상화 단계를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때문에 단순하고 강력한 몇몇 개의 요소로 도시의 특성을 환원하고 설명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근본적인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어느 지역이나 사람이 거주하는 터는 총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역사와 예술, 산업, 사회문화, 자율 영역이 균형 잡혀 있을 때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이 보장될 수 있는 것 아닐까? 어떤 한 영역에 집중 투자하여 거대화하는 성장 전략이 앞으로 한국에서 어떤 문화적 역할을 자임할 수 있을까? 문화 정책이 지역 거주자들의 삶을 ‘~형’으로 임의로 규정하여 적당한 %로 지역민을 포섭/배제하는 갈라치기 방식이 과연 ‘지역 특성화’인지, 문화적 접근이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경제 정책도, 산업 정책도 아닌 문화 정책이 지향할 바가 과연 무엇인지 우리는 산업사회를 초고속으로 건설해오며 생각해 본 바가 있던가?
개인적으로 문화는 인간 삶의 개별성과 물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계량화되고 표준화된 ‘삶의 모델’을 ‘삶의 실체’와 등가로 놓으라는 사회적 명령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성공 모델을 따라 스펙을 더 빨리 쌓아올리려는 경쟁, 기본 스펙을 갖추고도 경쟁 대열에서 밀려나기 때문에 나만의 ‘차별성’을 찾으려는 과잉 활동에 대한 문제점은 몇 년 전부터 언론의 단골 소재이다.
  솔직히 지역문화 정책의 차별성 추구는 스펙 쌓기의 차별성 추구와 유사한 욕망에서 출발했다고 본다. 차별성을 다양한 지역적 차이를 인정하고 응원하자는 뜻이라 주장할 수도 있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켜켜이 형성되는 정체성의 ‘차이’를 강제로 생산해낼 수는 없다. 지역 차별성이 필요하다는 말은 다른 지역보다 경쟁 우위의 요소를 가지자는 뜻에 다름 아니다. 헌데 지역이 과연 범주화된 기술 표에 따라 스펙을 쌓고 경쟁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숨쉬고, 먹고, 자고, 다른 사람과 만나 즐겁고, 생활 범위 안에서 일을 찾고/만들고, 감정을 표현하고, 작품을 나누고, 함께 공공물을 건설하는 등 손에 만져지는 일과를 누릴 수 있는 문화적 환경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 겪어가며 빚어내는 삶의 습속과 작은 의미/관계들이 때때로 외부의 강요와 길항하면서 단단해지는 과정을 통해 인간은 살아있다고 느낀다. 그러니 문화 정책, 그중에서도 특히 문화예술교육이 지역에서 사람들을 대면해야 할 때, 삶터에 정맥/동맥/모세혈관처럼 복잡하게 뻗어있는 관계망을 타고 흘러 다니는 의미를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 어쩌면 지역에서의 문화예술교육사업이란 ‘기획’되고 ‘향상’된다기보다 ‘탐험’하고 ‘공감’하고 스스로 또 같이 성장한다는 느낌을 창조하는 일에 가까울 것 같다.

 

충북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의 몇 가지 이슈

안태호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단체 심사와 워크숍, 교육현장 모니터링을 진행한 내용을 바탕으로 몇 가지 논의지점을 정리해 본다.



1. 지역특성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 지역특성화는 무엇인가
심사 당시부터 꾸준히 논의가 되었던 지점이다. 무엇이 지역특성화인가, 해당 지역만의 고유한 이슈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에 대해 사업수행 단체는 물론이고, 모니터링을 진행했던 우리 모두가 계속해서 묻고 고민했다. 특성화의 방식, 혹은 특성화에 대한 인식 정도에 대해 모니터링이 마무리된 지금 다시 한 번 짚어볼 만하다. 지역과 공동체를 읽어내는 눈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2. 단체/인적 역량의 성숙, 성장에 대하여
일부 단체들에서는 사업 활동의 고착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옥천의 한 단체의 경우 실제 운영이 가능하지 않은 사업계획을 세운 후 진행은 통상적인 교육으로 대체한 사례가 있다. 약간의 방법론만을 수정하거나 보충하는 것만으로도 한결 나은 성과를 확보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드는 지점이다. 계속해서 해 오던 활동을 반복하는 과정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다시 말해 사업의 질적인 심화를 어떻게 가능하게 만들 것인가. 단체의 역량을 기르는 방법, 단체가 새로운 지평에 눈뜨게 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3. 공동의 이슈, 학습공동체의 가능성
몇몇 단체와 모니터링 단계에서 이야기를 나누어 본 결과, 공동의 이슈를 발굴할 가능성의 단초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장애인 교육을 운영하는 단체들의 경우 그런 필요를 인식하고 있었는데, 실제 운영까지는 시간과 거리 등 몇 가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단체의 역량신장을 위해서라도 공동의 이슈를 가지고 상호 학습하는 장이 필요하다. 당장은 동일권역 내의 단위들이 서로 필요를 인식할 때, 작은 규모의 모임이 가능하도록 네트워크 지원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4. 타 지역 활동을 어떻게 볼 것인가
단체 소재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팀들의 경우 어떤 접근이 바람직한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보은 지역의 한 프로그램을 참관했는데, 결혼이주여성과 그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활동 자체는 무난한 수준에서 진행되었다고 할만하다. 그러나 청주에서 보은을 오가던 단체 구성원들은 상당부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해당지역의 단체나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데서 오는 격차해소를 위한 고육지책이겠지만, 실제 타 지역 단체의 이식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지에 대해서는 판단이 필요하다. 물론, 해당 프로그램의 경우 해당지역의 다문화가족센터와의 협력을 통해 사업을 진행했고 그 자체로는 결혼이주여성들의 정서적인 위안에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실제 사업 내용에서는 가족중심 사고, 외모 중심의 기성 사회통념들의 반복확장이라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가 남는 것이 사실이다.

 

설동준

충북 지역의 문화예술 혹은 문화예술 교육에 대해 질문하고, 더 나은 길을 모색하기 위해 현장을 다니면서 얻은 질문과 의문을 나누고, 몇 가지 제안을 한다.


1. 사업의 유형화
현장을 다니면서 두 가지 유형으로 프로그램을 나눠볼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미 참여자가 확정된 프로그램과 앞으로 참여자를 모집해야 하는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전자의 경우 대개 참여자 그룹이 속해있는 복지 시설과 예술단체가 만나서 참여자의 필요를 공감하면서 기획을 하게 된다. 후자는 상대적으로 콘텐츠가 중심이고, 장소는 무상 대여 공간의 의미만 가지는 경우가 많다. 이미 참여자가 확정된 경우에는 그들이 속해 있는 지역적, 생활적, 신체적, 사회적 맥락에 대한 이해, 즉 관계에 쏟은 노력을 중심에 두고 평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
반면에 프로그램이 확정되어 있고 참여는 주민 전체에 게 열린 경우에는 프로그램 자체의 가치와 완성도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유형은 어느 정 도는 도심과 시골의 구분과 일치하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기획의 출발점과 향후 지향점에서 구별되는 경우가 많기에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

2. 기관 협력과 문화예술교육 생태계의 역할 다양화
사업을 공급하는 입장에서는 문화부, 교육부, 복지부, 여가부, 농림부가 다 다르지만, 수용자의 삶은 행정의 분장을 따라 나뉘지 않는다. 그런데 생활문화 혹은 지역문화라는 틀 안에서 특별히 문화부, 교육 부, 복지부의 사업은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 공급이 풍부한 것 자체가 문제 상황이라 할 수는 없지만, 콘텐츠 공급의 풍부함과 중복 속에서 빠져있는 기능, 역할의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지역 문화예술교육을 위해서는 그 지역을 연구하는 인류학자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 특히 시스템이 복잡하고, 제도의 중첩이 빈번한 도심 지역에서는 그러한 지역 연구가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예술가에 게도 콘텐츠 판매 혹은 공급형 서비스의 에이전트가 되는 것과 다른 종류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통 해 문화예술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의 전후좌우를 바라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부처 간 협력은 이런 차원에서 권장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3. 참여자 집단의 편중은 없을까?
도심 지역에서의 프로그램의 경우, 참여자 그룹이 주로 중산층 여성 주부가 많은 것 같다. 이는 문화예술 교육 뿐 아니라 평생교육 및 다른 복지 서비스에서도 비슷한 상황이다. 참여자 집단의 다양화를 위 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예를 들어 청년 집단, 사회적 관계 형성의 재훈련이 필요한 퇴직자 남 성 그룹, 시간대의 제약이 큰 직장인 그룹 등을 지원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4. 지역 특성화의 개념의 모호함이 만드는 오해 혹은 어려움
지역 특성화의 개념에는 오해의 소지가 많다. 예를 들어 지역 특성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은 커뮤니티 프로그램으로서의 지향성을 가져야 하는가? 다수의 프로그램들이 현재 시점에서는 취향 충족을 추구하는 참여자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집에 놓아둘 예쁜 소품을 만들고 싶지 굳이 공공미술을 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지역 특성화라는 개념으로 모호함으로 인해 이와 같은 아웃리치 성격의 활동이 구색 맞추기로 쓰이는 경우가 있다. 개념을 모호하게 둔다면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하기 위한 방편이 필요하고, 개념을 세분화하고 명확히 한다면 구체화된 개념들이 하나의 모델로 경직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무엇이 현재의 시점에 서 더 필요하고 적합할까?

5. 실행 비용과 개발 비용
현재의 지원금은 프로그램 실행 비용으로만 편성할 수 있고, 개발비용의 성격은 없거나 미미하다. 완성 도 있는 서비스의 공급 및 유통이 정책 목표라면 실행 중심 예산만으로도 가능하겠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단체가 발굴되고 성장하기를 어렵다. 콘텐츠를 실제로 개발할 수 있는 R&D 사업과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R&D는 주로 긴 구상과 논의의 단계를 거치게 마련이므로 논의를 촉진할 수 있는 관 계 비용(식비, 회의비, 장소 대여비 등등)과 인건비에 대한 관대한 편성 가이드가 포함될 필요가 있다.

6. 장애인 대상 문화예술 프로그램
충북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본 장애인 대상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은 장애인들에게 그룹 활동이 가지는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특히 지적장애의 경우 많은 가정에서 개인 세션으로 진행되는 상담 치료를 전문 치료 기관에서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관에서 쉽게 충족시켜 줄 수 없는 것이 그룹 활동, 상호 관계 훈련이며 특별히 장애인의 사회적 활동이 축소되고 제한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 접촉을 넓히고 관계 훈련을 한다는 것은 의미 가 크다. 장애인 대상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선발, 육성할 때에는 장애에 대한 이해와 함께 그것이 개별 세션을 넘어선 그룹 활동으로서 어떤 기획과 접근법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충북의 지역특성화문화예술활동과 관련한 제고

오혜자

1) 지역문화예술관련 영역의 네트워크 : 지역특성화사업 시행 초기에 자치단체가 직접 업무지원을 하면서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사업취지와 철학을 공유하기 어려웠고, 보은지역의 경우 관련 인들의 소통의 노력과 공감대 형성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었다. 공간이노처럼 지역에 이주하여 정착한 예술인들이 주민들과의 친화에 대한 어려움보다 이러한 지역사회구성원으로서의 협력과 상생의 벽이 크다고 전하는 이야기 역시 지역사업의 담론에 올려 들여다보아야 할 부분이다.

2) 통합 활동의 비 전문영역 수업 : 도입부분의 컬러링은 코스모스와 고추잠자리가 그려진 종이에 색연필로 자신의 색을 넣는 것인데, 색연필이 부족해 다섯 명이 하나의 세트를 사용하면서 색감을 자유롭게 표현하기는 어려워보였다. 컬러링이라기보다 단순 색칠공부로 느껴져서 음악과 미술의 결합으로 예술 감성을 여는 작업부분에 대해 강사진의 역량을 높이는 워크숍이나 지역의 지특사업단과 교차수업 등을 제안했다.

3) 장애인 참여자의 특성에 맞추어 천천히 진행하고 한 명 한 명 세심하게 배려하는 강사진의 역량이 돋보였다. 대상별 교수학습의 사례로 공유하면 좋겠다. 장애인 참여자 문화예술활동 관련한 진중한 토의가 지역의 구체적인 경험을 기반하여 이뤄져, 기꺼이 참여하는 예술인 층이 확대되기를 바란다.

4) 기획공모사업으로 장애인 참여수업 외에도 월, 화, 수요일 3일간 3곳의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60명을 대상으로 30차시를 총 90차시 진행해야 한다. 사업은 주로 대표 겸 주강사의 진행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사업수행이 녹록해 보이지 않았다.
문화예술교육을 원하는 기관과 대상이 줄을 서있는 것이 보이고, 사업을 수행할 단체는 극히 적고, 지역참여기관의 협력의지가 약한 현실이 만들어내는 상황으로 보이며 향후 적정한 사업기획에 대해 수행의지와 별도로 조정의 논의가 있어야겠다.

5) 공예활동과 공예수업, 지역특성화공예수업에 대한 구분과 고민 없이 사업을 수행하는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전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정의 즐거움에 좀 더 생각해보자거나 다른 단체의 수업견학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단체와 강사진이 대상에 따른 수업의 질과 진행역량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할 것으로 보였다.

6)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다양한 이야기 소재 중에서 무엇을 지금 여기에서 펼칠 것인지를 정하는 과정에서 강사의 역량이 발휘되기도 하고 기획의도의 전달력이 드러나기도 하는데 수행 단체의 첫 사업에서는 무리한 요구 일수도 있겠다. 생활드로잉 작품들을 그림책더미북으로 구성하여 그림책 작품이 되는 과정은 대부분 주강사의 역할로 기획이 되어있는 부분도 생각해 볼 지점이 있다. 주민들이 그림책의 구성에 대한 이해가 적고, 시작할 때 이야기의 구조와는 별개로 생활드로잉을 했던 만큼 뒷부분의 그림책작업은 다소 무리한 부분이 있다.

7) 지역 예술거점으로서의 공간에 자꾸 시선이 머물렀다. 교육과 전시가 가능하고 사무실과 로비까지 갖춘 문화공간이 동네에 자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활용범위가 넓을 것으로 보였고 실제로도 다양한 지역문화사업을 펼치고 있었다. 잘 유지되어 지역주민과 교감한 과정이 공간에 축적되고 기록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공간이 문화예술활동을 일상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열려있는 곳이 아니고, 후속 참여프로그램이 바로 이어져 있지 않은 점과 지역주민이라고 하기에는 참여 범위가 넓어 공동체로 이어지기도 어려운 점 등으로 지역특성화문화예술활동의 지속성과 연계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지점이 있다.

 

김윤섭

충북의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중 하나인 지역특성화 사업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러 간다. 본인은 쉐마미술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우리동네 1% 법 이라는 지역특성화 사업의 주 강사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고 지역특성화사업에 관한 여러 가지 소회를 이야기 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니터링을 위해 다녀간 전문가를 포함하여 지역의 주민들 그리고 미술관의 관계자들, 재단의 목표와 교육의 문제 등 지역특성화 사업에 관한 여러 시각을 유추해서 써 내려가고자 한다.

지역특성화 사업은 일단 공공미술과 교육의 사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꿈다락사업과 비슷하기도 하고 마을공공미술과 비슷하기도 한 지역특성화 사업은 어디로 가는 것이고 어떻게 가야만 하는 것일까?

꿈다락 사업과 지역특성화사업은 기본적으로 교육을 기반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민의 참여와 수준 높은 문화예술교육의 장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나 일단 수혜자들의 접근이 상당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미 전국적 규모로 많이 알려진 꿈다락 사업은 서로가 경쟁하듯이 그 수업을 들으려고 지원하는 것에 반해 덜 알려진 지역특성화 사업은 그렇지 않은 것이 사실이고 지역을 기반으로 무언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꼭 수혜자가 아니라 참여자가 필요한 실정이기 때문에 입장 차이가 있다. 나의 경우 청주의 내수지역에서 지역특성화 사업을 진행했는데 고정적으로 함께하는 내수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은 이 시간을 미술시간이라고 생각해버리는 듯 했다. 짜인 스케줄을 그대로 소비하는 아이들에게서 미술시간이라는 네이밍은 매우 유용하기도 했지만 본질에서 멀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 체험 수업과 공공미술의 예술가가 되는 차이점은 상당히 컸다. 물론 공공미술의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러한 문화예술의 이해를 기반으로 한 교육과 실기가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항목이었다. 그러나 내가 느끼는 참여자들의 마인드에서 수혜자와 참여자라는 얇은 경계를 무너뜨리기란 쉽지 않았다. 아이들은 ‘선생님 오늘 미술수업 뭐해요?’ ‘오늘 그냥 그림 그리면 안돼요?’ 같은 말을 계속 나에게 했다. 그때마다 나는 우리는 우리 마을을 위해 무언가를 바꾸어보고 만들어보는 것을 하는 것이고 그것이 최종적으로 공공미술이라는 형태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술수업 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때 주강사인 나의 부담감은 오늘은 무엇을 해서 이 친구들을 만족시켜줘야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러한 부담감 때문에 일정상의 프로젝트의 단계를 하지 못한 적도 많았고, 그때그때 조금씩 변형된 일정도 있었다. 어쨌거나 아이들은 지역특성화 사업 자체도 꿈다락 수업처럼 체험활동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이해를 깨기 쉽지 않은 이유는 아이들의 학교부터 학원 아동센터에 이르는 스케줄이 그것을 강제하고 포섭하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교육의 제공자와 소비자만이 존재하는 세계에서는 생산자가 끼기 힘든 상황이었다.

두 번의 모니터링의 선생님들을 만나 뵙고 잠깐의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의 나의 느낌도 새로웠다. 모니터링 오신 선생님들은 대부분 어느 지역의 활동가였던 것 같고 각자 어느 공간을 대표하면서 혹은 혼자서 지역사회의 목소리와 문화예술에 관한 전반적인 활동을 하고 계시는 듯 했다. 그러한 분들이 접근하는 시각은 이 사업은 지역 친화적이며 자생적이라면 더욱 좋고, 지속성을 가져야 한다는 시각이었던 듯하다. 잠깐의 보여주기 사업이 아닌 기억에 남으며 항상 문화예술이 옆에 있다는 느낌을 심어주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공공예술과 다른 지역이 돌아가는 실상 같은 것들을 이야기 해주셨다. 행정적인 면에서부터 어떻게 하면 지역 내에서 더욱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지와 같은 것들이 그러한 시각이었다. 한편으로는 아이들의 미술선생님으로 한편으로는 공공미술의 디렉터로 한편으로는 지역 내의 활동가로 움직여야 하는 것이 지역특성화 사업이라고 느꼈다. 이 모든 것을 해내기 란 굉장히 힘든 일이다.

주민들의 입장은 또한 새롭다. 주민들은 쉐마미술관이 지역에 찾아와 자신의 지역 곳곳을 둘러보고 예쁘게 꾸며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쉐마미술관 즉 주최 측에서 자신들의 사업을 위해서 하는 것이지 주민들 자신들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한 고정관념을 변화시키기란 굉장히 어려웠다. 결국 우리가 접근한 것은 지자체의 장과 이장님들 그리고 지역 내에서 힘깨나 쓰신다는 분들의 협조를 얻어서 하나하나 설득해 나가는 방식이었다. 이것을 함에도 주민들은 자기들을 위해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쉐마미술관의 필요에 의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소극적이기 일수였다. 그러한 상황들을 설득하고 접근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고 생각한다. 쉐마미술관이 내수지역내에서 가지는 접근성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처음부터 그러한 활동을 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미술관. 사업의 주체 역시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미술관은 자신의 사업 확장을 위해 재단의 프로그램을 활용해야 하며 그것은 미술관의 존속에 영향이 갈 정도로 큰일이기도 하거니와 지역특성화사업을 계기로 하나의 지역 내 거점을 만든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 필요한 일이기도 했다. 지역 내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고 있는 미술관이 먼저 돼야 하기 때문에 주체 측의 입장도 꼭 성공적이어야만 하는 입장이었다. 그렇기에 하기 싫어하는 주민들을 설득하고 여러 지역 내 어르신들을 만나는데 시간이 많이 들어갔다. 미술수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지는 않더라고 미술시간으로 빼 놓은 시간의 아이들을 책임져야하는 문제도 함께 안고 있었던지라 초반은 굉장히 힘들 수밖에 없었다. 나를 포함한 강사 3명과 쉐마미술관의 실장님 그리고 내수지역아동센터의 보조강사 2명 총 6명이 20-30명되는 아이들을 맡아서 컨트롤하고 공공미술을 향유하고 만들어 가는데 힘이 부쳤을 정도였다. 막바지가 되어가는 지금은 한결 수월해졌지만 이러한 힘든 일임은 분명해 보인다.

힘들다는 이야기만 써 놓은 것 같지만 사실 나는 지역특성화 사업을 다른 교육사업보다 진보적인 프로그램으로 생각하고 있다. 꿈다락 수업이나 여타 다른 미술문화프로그램들이 체험활동 위주로 전락해버리는 아쉬움을 많이 갖게 되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예술은 몸으로 움직이는 무엇임이 분명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예술은 길고 깊게 관찰하고 감성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그렇다. 무엇을 하러 왔으니 무엇을 해보자 하는 것 일방으로 미술 교육이 진행되는 것이 못내 아쉽다. 예술은 그러한 것이 뿌리가 아님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에 반해 지역특성화 사업은 무언가를 좌충우돌로 부딪히며 체험이 아닌 청소를 할 때도 있고 그냥 떠들기만 할 때도 있는 프로그램을 짤 수 있었기 때문에 좋았던 것 같다. 결국 주민들은 그것이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무엇인가를 했었고 나중에 그러한 경험들이 문화예술의 씨앗처럼 자라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 곳에 있는 것만으로 특정 지어지는 것

웹진 편집위원 : 소셜코디 대표 이현석

  CB Arte 웹진 편집위원임에도 지역특성화 지원사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토론문을 작성한다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움을 가지고 글을 쓰게 되었다. 지역특성화 사업은 사업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추측하기로는 지역적 특성을 가진 문화예술 교육사업으로만 생각된다. 그것은 마치 ‘단양' 하면 마늘, 고수동굴, 도담삼봉을 이야기 하고, ‘영동’ 하면 포도를 떠올리는 것과 같다. 1차원적인 접근이다.
  이러한 1차원적인 관점은 여전히 도처에 떠돌아다닌다. 정책 입안자들로부터 사업을 바라보는 타자의 시선들은 완전히 부딪히고 깨져야 한다. 지역특성화는 지역이면서도 보편적인 문화예술교육사업이기 때문이다. 완전히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더라도 어느 지역에서 어느 주체가 하느냐에 따라서 내용과 형식이 전혀 다르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진행단체와 참여자들의 관계의 깊이와 정도에 따라 유사한 프로그램과 형식일지라도 전혀 다른 결과물을 낼 수밖에 없다. 해당 지역의 현실과 자원, 친밀도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반응과 관계를 확인하게 된다.

  필자는 중소기업의 스마트워크 도입을 도와주는 일을 한다. 동일한 교육프로그램과 컨설팅을 진행하게 된다. 많은 기업들을 진행하다 보면, 어떤 기업은 빠르게 받아들이며 업무에 적용하는가 하면, 어떤 기업은 기존의 방식에서 쉽게 변화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같은 내용을 가지고 교육과 컨설팅을 진행하더라도 해당 기업에 맞도록 교육시수와 컨설팅의 정도, 방법을 달리 적용하고 있다.

  지역특성화 지원사업과 유사한 맥락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프로그램의 완성도, 질적 성장이나 성숙도는 모든 사업의 중점적 평가기준이나 판단의 척도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지역특성화 지원사업은 조금 다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 곳에 그 사업이, 그 진행자가, 그 단체가 존재함으로써 지역의 구성원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것이 지역특성화 사업이 아닐까? 무언가를 함께 논의하고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과정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에 지역특성화 사업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아이가 성장할 때 그림을 한 장 완성하고, 동시도 한 편 쓰고, 시험문제를 하나 맞추는 등의 결과적 행위도 결국 그 결과를 얻는 동안의 과정과 훈련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역특성화 지원사업도 역시 지역의 사람들이 지역의 역량으로 타 지역과의 차별성을 찾기 위한 문화예술 교육사업이 아니라 오롯이 그 자체로서의 성장과 관계의 확장, 과정의 함께함을 목표로 지속되는 사업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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