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CB Arte 웹진 집담회
- 때 : 2018년 11월 29일 (목요일) 오후 1시
- 곳 : 충북문화재단 지하 1층 소회의실
- 참석자
- 진행 : 소종민(CB Arte 편집장) 정지현(충북문화재단 예술교육 팀장)
- 토론
김현묵(모나드 대표) 조아라(팡파르 대표) 권진호(위아낫컴퍼니 대표)
박슬아(디자인오브 대표) 김윤섭(CB Arte 편집위원), 이현석(CB Arte 편집위원)
디자이너를 만나다
소종민 : 현장에서 디자인과 문화예술교육의 접점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디자이너 여러분을 이 자리에 모시어 이야기를 듣게 되어 참 좋습니다. 그럼 간단하게나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현묵 : 안녕하세요. ‘모나드’ 대표입니다. 교류협력 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주주’는 디자인 상품판매 및 워크룸 대여를 합니다. 세 단체가 공간을 함께 쓰고 있는 셈입니다. 1층에는 ‘주주’가 있어서 워크룸과 상품판매 쇼룸이고, 지하 1층에는 교육실 등이 있습니다. 저는 주로 ‘모나드’ 활동을 하면서 ‘주주’를 공동운영하고 있고, 조아라 님은 ‘팡파르’를 운영하면서 ‘주주’를 저와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조아라 : ‘팡파르’는 주로 스테인드 글래스를 활용한 작품과 상품을 만드는 공방입니다. 반갑습니다.
박슬아 : 저는 ‘디자인오브’를 운영합니다. 충북대 시각디자인 전공을 하고, 서울에서 일하다 다시 청주에 오게 되었습니다. 디자인도 하고 싶은데, 마땅한 업체가 없어서 친구와 함께 사업체를 오픈하여 7년째 운영 중입니다. 두 명의 디자이너가 일하고 있습니다.
권진호 : 디자인 스튜디오 ‘위아낫컴퍼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청주대 졸업 후 서울에서 취업하여 일하다가 경제적 이유로 청주로 내려왔습니다. 이제 3년차입니다. 자체제작 상품을 기획하여 ‘아임낫문방구’도 같이 열고 있습니다.
하청 디자인 작업에서 디자인 그룹 활동으로
소종민 : 소개 잘 들었습니다. 디자인의 개념이 다양한데, 여러분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토론문을 중심으로 이야기 나눠보았으면 합니다. 김윤섭 님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기로 하죠.
김윤섭 : 최근의 디자인 흐름이 거대 산업자본주의를 지나오며 디자이너의 역할이 스타 디자이너보다는 기능적, 효율적 디자이너들의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들이 많이 생기는 추세입니다. 디자인의 방법론도 많이 바뀌고 있어 어디부터 어디까지 디자인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에서 디자인팀들의 활동 범위가 목수, 건축, 도시개발까지 다양한데, 뚜렷한 직업인으로 불리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모나드’처럼 교육과 상품판매 등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디자인 팀들의 활동이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이뤄지는데 지방에서는 많은 활동이 보이지 않고, 예전의 관행처럼 여전히 갑을관계로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디자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높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나눠봤으면 했습니다.
김현묵 : 토론자분들과는 잘 알아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공기가 무겁네요. ‘모나드’팀 같은 경우는 한 분야는 예술가 분야이고 한 분야는 디자이너 기반이었습니다. 중간 소스를 많이 사용합니다. 작년의 경우 꿈다락 수업을 진행하며 주제가 디자인이었습니다. 디자인하면 하청이나 용역을 많이 떠올리는데, 아이덴티티에 집중하는 영역이 훨씬 큽니다. 디자이너의 사고와 행동영역을 살펴보면, 기획자에 가까운데 대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청주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반의 디자인에 대한 시각이 그런 것 같습니다. 내 일을 대행해 주는 정도로 인식합니다. 기획자로서 디자이너의 영역을 인정해 주고 있지 않습니다. 디자인 비용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고객이 누구라도 디자인 비용을 책정한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인쇄는 직접하겠다고 하면서 디자인만 요청해서 실제보다 적은 비용을 책정했는데 클라이언트 쪽에서 너무 많다고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정반대 사례지만, 다른 팀의 경우 사실 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메뉴판 하나 만드는 디자인 비용을 1천만 원을 요구했는데, 오히려 그렇게 하겠다고 수락하여 작업이 진행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디자인에 관한 인식과 작업 과정에 있어 격차가 매우 큽니다.
토론문을 작성하며 비판적인 말을 많이 썼습니다. 홍대와 서울 상가 밀집 지역의 경우 예술가로 인해 활성화가 되었지만 현재는 상가로 가득 차 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문화는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예술가는 다른 곳으로 움직인다 하더라도 그런 문화가 이미 형성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문화를 유지시키는 데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 디자인의 역할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공간의 미를 책임지는 것이 간판과 홍보물들인데 그런 시각물들이 지역의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용 문제가 아니더라도 디자이너의 자존심으로 거리 분위기를 좌우한다고 봅니다. 청주와 수도권의 차이라고 생각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나드’, ‘디자인 오브’, ‘위아낫컴퍼니’ 등이 디자인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특정업체에 쏠림 현상이 강했는데, 조금씩 흔들리고 있습니다. 젊은 디자인 스튜디오가 많아지면 동네와 거리의 아름다움이 표출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웃소싱의 형태보다는 기획자나 거리의 설계자로 생각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김윤섭 : 스튜디오 형식으로 이뤄지는데 기존의 디자인 업체들처럼 거대화될 수 있을까요?
조아라 : 협동조합 같은 이야기도 하는데, 서로 만나면 요새도 밤새냐고 질문을 합니다. 서로 물어봅니다. 할 만한지, 직원을 써야 하는지 말이죠. 질문은 하지만 직원을 고용할 만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청주에 행사나 일이 많아지긴 하지만, 기관에서도 꾸준히 물량이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있습니다. 내년에는 어떻게 할지 고민입니다. 친구들과 디자인 스터디를 하는데 농담 삼아 돈 주면 일하겠다고 하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역시 ‘나 혼자 밤을 새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 내리게 됩니다.
김윤섭 : 업체가 크면 큰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데 규모의 문제로 인해 진행하지 못할 경우도 있지 않나요?
김현묵 : 누군가 일을 주겠다고 하면 형태는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색이 다르기도 하고 팀 간의 성격이 미묘하게 다른 영역이 많습니다. 자신의 바운더리에서 꿋꿋하게 있다가 콜라보를 할 때 시너지가 날 것 같습니다. 협동조합, 재단, 주식회사가 붙으면 성격이 변질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마이너 감성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스튜디오 차리기 이전에 다니던 회사처럼 될 것 같아서 두렵기도 하죠. 야근, 박봉의 회사 사장이 될 것 같은, 그런 두려움이라고 할까요?
권진호 : 규모의 고민은 늘 하고 있습니다. 둘이 하기 버거운 일들도 많습니다. 프로젝트가 몰리면 추가로 인원을 쓰지만, 규칙적으로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소규모 스튜디오는 맨파워라고 생각합니다. 직원이 추가되도 능력을 검증하기 쉽지 않습니다.
김윤섭 : 느슨한 네트워크가 필요한 것 아닌가요? 인력 풀이 주위에 있어야 합니다. 보통 학교나, 주변 지인들을 통해 작업하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 그런 풀이 있나요?
권진호 : 출신학교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지만, 주변에 쉬는 친구들과 작업 중입니다. 학교나 기관과 업무협약은 없습니다. 재학 중일 때는 당연히 디자인전공을 하면 청주가 아닌 서울에서 하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아직까지 현재 학생들을 청주에서 일하게 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닙니다. 우리처럼 다시 돌아오면 혹시 모르겠습니다.
소종민 : 그런 어려움에도 용기 있게 시작하고 지금 이 정도까지 끌어오신 점들이 참 대단합니다.
청주 지역의 디자인 활동여건
김현묵 : 경제적 어려움은 부가적인 것 같습니다. 청주 이외의 지역을 다녀오면 청주를 보는 시각이 달라집니다. 청주는 행사, 문화재, 단체, 기관이 많습니다. 그런데 뭔가 진행이 잘 안됩니다. 청주가 여러 가지 재밌는 것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청주가 닭이 유명합니다. 청주에서 시작된 치킨 상품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닭의 크기가 달라서 그렇다는 예기도 있지만요. 그렇게 이런저런 장점이 청주에 많이 있는데 우리 스스로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청주 출신이어서 청주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직접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여기 권진호 대표님도 초기에 문화지도 제작 등 재밌는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디자이너들도 문화예술교육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청주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했습니다. 청주에서 태어나 살 때는 떠나야 할 곳이었는데, 지금은 청주가 좋은 공간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만 청주 지역으로만 마케팅 타겟을 두지 말고, 어떤 계층에 집중하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를 들면 전주 한옥마을을 전주사람들은 안 좋아합니다. 벨기에 여행 때 오줌 누는 어린이 동상이 굉장히 작더군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유명하게 알고 있는 것도 지역민에게는 하찮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역의 소소한 것들을 전국의 어떤 계층들에게 알게 하고 싶었습니다.
김윤섭 : 실제의 이미지나 감각이 네트워크 상의 이미지와 복합되어서 더 크게 와 닿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특정 계층’을 타겟으로 해보자는 생각을 하셨는데, 서울 등 여타 지역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요?
김현묵 : 청주가 다른 지역보다 젊은 층들이 많습니다. 공단, 대학 등으로 다른 지역에서 오는 젊은 층의 유동 인구가 많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기획이나 문화예술이 중장년층과 가족을 위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20대에게는 청주에 대한 정보가 없죠. SNS 등을 통해 접한 것이 모두일 뿐입니다. 그래서 청주가 술집문화가 발달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죠. 그런 젊은 층들이 많아서 여러 가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타지역 출신 사람들에게 지역의 유흥지역 소식을 듣게 됩니다. 특정 젊은 층들이 문화향유자로서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김윤섭 : 청주의 주 문화향유자가 누구인가요? 그런 타겟을 고려하나요?
박슬아 : 아이가 있는 30~40대 가족들, 그리고 엄마들인 것 같습니다. 아주 활발히 활동하고 정보력도 풍부하면서 씀씀이도 큰 편입니다.
권진호 : 우리도 상품을 기획할 때 청주보다는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데, 여전히 소비가 활발한 계층은 30~40대 가족입니다. 듣기로 청원생명쌀 축제가 굉장히 잘 된다고 하는데, 주부들의 소비가 크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많은 다른 축제에 중고생들이 많이 가더라도 그 계층이 진정한 향유자가 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김현묵 : 직지페스티벌의 경우 현장 티켓 판매가 단체 초대권에 비해 그 수량이 현격히 떨어지는 것은 굉장히 큰 문제라고 봅니다. 그럴 바에는 무료로 진행하는 것이 어떨까 싶을 정도라고 여겨집니다. 단체관람은 향유자라고 보기 어렵고, 그저 숫자 채우기라고 보여요.
권진호 : 청주야행의 경우는 별 기대 없이 갔는데도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어요. 사람들이 원하고, 이런 향유를 위한 준비는 되어있는데, 아직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행사가 비주류일 때는 잘 되었는데, 주류가 되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현석 : 그건 민간 차원의 기획이 관의 지원을 받을 경우 원 기획자가 배제되는 경우가 많고, 본래의 기획 의도가 틀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박슬아 : 윗선의 눈치를 보는 경우도 너무나 많은 것 같습니다.
김현묵 : 실무자들의 이야기는 거의 비슷합니다. 다양한 경험을 거치기 때문이죠. 그나마 지금의 실무자분들은 많이 바뀐 상태여서 곧 개선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팀의 팀장이 팀의 성격을 만듭니다. 실무 차원에서 기관이 바뀌면 태도가 바뀌는 경우가 많더군요. 결정권이 없는 실무자와 대화하다가 결정권자의 말 한마디로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충북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팀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분위기가 참 좋아요.
조아라 : 자괴감이 들 때가 많습니다. ‘디자이너인 내가 그냥 그들의 손일 뿐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요구사항을 명확히 하는 소통이 필요합니다.
박슬아 : 전문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일들을 청주에서 찾고 싶어요.
조아라 : 잘 불려 다니는 시즌입니다, 연말까지. 주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관마다 지금 상황을 물어보기도 하지만, 디자이너는 소모적인 존재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른쪽부터 박슬아(OF) 이현석(편집위원) 권진호(위아낫컴퍼니)]
디자이너로서의 정체성 고민
소종민 : 소모적으로 느껴지게 되는 현실이 답답하지만, 그래도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디자인을 하는 것이 아닐까요? 자신이 하고 싶은 디자인, 그리고 자신만의 철학과 가치가 있으시다면 어떤 것인지요?
조아라 : 저는 박슬아 대표와는 다르게 디자인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전 직장에서의 트라우마 때문입니다. 상품기획과 판매만 집중했는데 결국 디자인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디자인만 계속하는 것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뭔가를 같이 합니다.
김현묵 : 그래서 늘 뭔가 같이 진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본적인 취향이 있다 보니 누군가의 색깔만을 진행하기보다는 뭔가 우리의 색을 입히게 되지요.
조아라 : 저의 행복추구권을 위해 디자인에 대해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주는 프로젝트 진행이나 기획을 주로 하고 싶습니다.
권진호 :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디자이너는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은 디자인은 더 많은 이야기와 고민의 결과물입니다. 저보다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맡기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디자인 과정인 것 같습니다.
디자인에 대한 큰 욕심을 가지고 서울에서 일했습니다. 그런데 고민이 없는 반복적 디자인이 싫어서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디자이너로서 해 보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지금도 하고는 있습니다. 우리 생각을 담은 것을 만들고 싶습니다. 일기장이나 다이어리도 단순히 이쁘기보다는 더 편리하고 유용한 것을 디자인하고 싶습니다. 소모적으로 왜 하는지 모르겠는 행사보다는 애정을 가질 수 있는 공간, 행사를 해보고 싶습니다. 도시계획 디자인도 가능하다면 하고 싶습니다. 지역사회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런 목표를 위해 그렇지 않은, 다른 디자인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정지현 : 디자인을 잘 모르지만, 그래도 디자인이란 건 그 내용과 형식으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려 의도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재단 내부에서도 디자인에 대한 아이덴티티를 인정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내부적인 규정이나 이런 부분들이 지출항목에서부터 막히기도 합니다. 공공기관부터도 인식의 문제가 많습니다. 어떤 부분을 할 수 있을까 고민입니다.
김현묵 : 최근에 많이 드는 생각인데요. 청주에서 많은 행사가 열리지만 아류가 많은 것 같습니다. SBS가 서울방송인데 재밌으니 우리가 보는 것처럼 지방에서 역할을 하면 다른 곳으로도 퍼질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전체적 사업, 행사가 독창적으로 선구자적으로 진행을 하면 파급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요? 디자인 페스티벌도 젊은 층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면, 판을 움직여 청주로 가지고 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광역단위 지자체의 인식개선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아라 : 청주가 노이즈가 많은 곳이긴 한 거 같아요.
정지현 : 지역적 특성이 많이 작용해서 그렇지 않을까 싶네요. 앞 이야기보다 뒷이야기가 많습니다.
조아라 : 고객분들도 그런 것 같아요. 요구사항이 없다가 시안이 다 나오면 요구가 많아진다고나 할까요.
김현묵 : 얽힌 사람들이 많아서 조심스럽기 때문이 아닐까요? 을의 입장이 말하기도 어렵기도 합니다. 이런 테이블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소종민 : 디자인한 대로 잘 표현시켜 주는 인쇄업체가 지역에 있나요?
일동 : 거의 없습니다. 안되는 것이 많을 뿐만 아니라 비싸기도 합니다.
박슬아 : 청첩장을 청주 지역에 인쇄를 맡겼는데 도저히 납품이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문제를 못 느끼더군요. 다행인 건 최근에 다시 가 보니 많이 바뀌었습니다. 인력 구성이 많이 젊어져서 그런가 생각했습니다.
권진호 : 작년에 수의계약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인쇄를 서울에 맡기려 했으나 인쇄는 알아서 하겠다고 하는 경우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감리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으나 결국 진행했습니다. 그러다 중간에 가공이나 종이에 문제가 생겼던 경험이 있습니다.
박슬아 : 청주에 직지 때문에 인쇄출판단지나 타이포그래피 학교 등을 유치하면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인쇄기반을 지역에서 좀 더 확충했다면 좋지 않았을까요?
조아라 : 아직까지도 청주는 지역단위가 너무 강합니다. 워크북을 전국으로 배포한 적이 있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디자인의 영역이 이해도를 높인다고 생각합니다. 매해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늘어가는 것 같아서 반가워요.
김윤섭 : 청주는 지역타령이 덜한 것 같기도 합니다. 대구, 광주 등은 더욱 심합니다.
권진호 : 저는 청주에서 청주사람들로 모든 것이 이뤄지는 것이 능사는 아닌 것 같습니다. 탈 청주가 필요합니다. 결국 외지인도 청주를 위해서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 것들이 더 필요한 것 아닌가 하는 인식변화가 필요합니다.
김현묵 : 팀장님이 계셔서 이야기하자면, 우리도 헬로우아트랩을 참여하고 있습니다. 단체간 협력도 해 봤습니다. 좋은 단체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단체들을 우리는 왜 모르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단체고, 기관인데 브랜드 아이덴티티 등이 너무나 부족했습니다. 디자인에 대한 개념이 많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아쉬운 부분이었죠. 이런 부분들에 대한 사업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좋은 단체임에도 브랜드 디자인만으로 인식이 좌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박슬아 : 포럼에 참여하였는데, 포럼보다는 젊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자리가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정지현 : 젊은 디자이너들의 연대가 있나요?
김현묵 : 지금 모인 인원의 두 배정도 됩니다. 아직은 학연 지연으로 엮인 경우가 많습니다.
조아라 : 전문적으로 디자인만 하는 사람들보다는 각자 약간 다양한 형태로 있습니다.
김현묵 : ‘위아낫컴퍼니’나 ‘모나드’처럼 프로젝트에 따라 팀이 커지거나 하는 형태로 연대를 하고 있습니다. 프리랜서지만 함께 자주 일하는 단위가 생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적인 일의 형태로 만나게 되고 정기적으로 만나게 되는 경우는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문화예술교육과 디자인의 시너지
소종민 : 예술과 디자인의 접점과 관련해서 예술교육과 디자인의 접점에 관해 더 이야기해보았으면 합니다. 디자이너가 교육자의 역할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의 애로점들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요?
김현묵 :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공부가 없던 상태에서 시작했습니다. 기술교육은 아닌데, 뭘까 하는 고민을 할 때 누군가 ‘나라에서 해야 할 일입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꿈다락을 시작했고 우리가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헬로우아트랩을 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지요. 컨설팅을 받다 보니 놓치는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작가와 디자이너가 해야 할 일들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대상층과의 갈증 해소를 마련하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의 가장 큰 프로세스인 것 같습니다. 작가들이 사건이나 현상을 해석하고 제시점을 제공한다고 보입니다. 디자인도 같은 맥락입니다. 완벽한 대상층, 소비자, 디자인의 향유층이 있습니다. 대상에 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작가분들과 이야기해 봤을 때 문화예술교육이 기능교육이 아니라 개념작업을 하는 작가의 역할과 비슷합니다. 교육과정을 부담스러워 하지 말고 경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해소점을 찾아보면 디자인과 문화예술교육의 프로세스가 비슷하니 이질감을 갖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고객과 첫 접점은 인터뷰입니다. 고객과의 인터뷰를 통해 요구사항을 정리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표현하는 것이 작가라면, 고객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합의해 내고 표출하는 것이 디자이너인 것 같습니다.
조아라 : 그래서 문화예술교육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이 크고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대상층과의 합의 기획을 통해 디자인 결과물을 내는 것처럼 문화예술교육에서도 같은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것이 잘 어울립니다. 단순 오퍼레이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획을 통해 조형자료를 찾고 구현해 가는 것이 디자인입니다. 문화기획에서도 그런 디자인 작업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결과에 대한 행복감이 없다면 하기 어렵죠. 비용면에서도 좀 더 개선이 필요합니다. 기획자의 비용산출도 중요합니다.
김현묵 : 예산 산정이나 기타 제도적인 기획비용을 인정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조아라 : 청주가 기획의 본고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지현 : 문화예술교육활동의 결과물에 얽매이지 않고 그 과정을 나누는 것에 집중하였으면 좋겠다는 김현묵 대표의 이야기에 공감합니다. 교육활동이 아니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윤섭 : 체험에 너무 맞춰져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개선되어야 합니다.
정지현 : 지원사업의 행태에 맞춰진 것들이 많습니다. 이런 부분 지양해야 하겠습니다.
김윤섭 : 장학사 선생님들조차 체험을 이야기하는 걸 보며 한계를 보았습니다.
정지현 : 행정적 한계가 한꺼번에 없어지기 어렵습니다. 행사나 체험도 여전히 필요하면서도 너무나 많아 질려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른 부분, 분야의 시도가 필요합니다. 교육이란 단어에 얽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현묵 : 꿈다락 수업 중에 예술강사 초청 부분이 있었는데, 작가들이 부담을 많이 가졌습니다. 교육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죠. 부담 없이 자신의 활동을 이야기해 달라고 하자 평소의 하던 일들을 보여주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작업실의 일부분을 시연하고 같이해 보니 자연스러웠고요. 향유자들도 좋아했습니다. 그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데 의미가 있었습니다.
소종민 : 디자이너의 개입으로 문화예술교육이 풍성해지고 일관성을 갖는 것 같습니다. 디자이너가 관여할 수 있는 프레임의 영역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권진호 : 공예비엔날레에서 워크숍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중고생 상대의 교재를 만든 경우도 있습니다. 교육의 매개점을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이 많은데 점차 기획과 비용은 비례해야 합니다.
박슬아 : 예술교육을 실행해 본 적이 없어서 ‘모나드’팀 얘기를 듣고 자극을 받았습니다. 주로 주어진 일을 하다 보니 직지 페스티벌, 공예비엔날레의 교육팀 의뢰를 주로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디자인들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최근에 ‘노펜스’팀의 기획을 표현해 준 적이 있습니다.
정지현 : 그게 바로 헬로우아트랩 사업이었습니다.
박슬아 : 예, 그런 식의 서포팅을 통해 참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현묵 : 최근에 활발히 활동하는 젊은 그룹들이 서로 알게 되었습니다. 가벼운 형태의 모임이 필요합니다.
소종민 : 여러분의 말씀을 종합하면, 디자인은 곧 기획입니다. 그리고 디자인은 문화예술교육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결과에 일관성을 부여해 주는 프레임입니다. 문화예술교육의 기획과 실행과정에 반드시 디자이너가 결합되어야 한다는 걸 크게 느끼게 됩니다. 귀한 말씀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