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9호
충북문화재단 충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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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고민과 이야기를 풀어내는 풍물예술단체 ‘씨알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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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34년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고 문학을 통한 소통을 꿈꾸며 지역에서 이런저런 인문 활동을 전개하고 있음. 『부끄럼주의보』『손길』『아름다운 소멸』등 다섯 권의 시집과 산문집『갈참나무숲으로』『마음꽃밭』을 발간하였으며, 인문학당 <더불어 숲> 이사 및 <충북작가> 편집위원을 맡고 있음.
kes1023@hanmail.net

김은숙
<씨알누리> 백성이라는 의미의 고어 ‘씨알’과 세상이라는 뜻의 순우리말 ‘누리’를 합쳐 만든 ‘씨알누리’는 백성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풍물로 실현해 나간다는 의지를 담아 1990년 1월 청주 및 충북지역의 젊은 풍물꾼들이 모여 창단한 전통예술단체이다.
시대의 고민과 이야기를 풀어내는 풍물예술단체 ‘씨알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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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의 대표 풍물예술단체‘씨알누리’가 창단 30주년을 맞았다. 먹고사는 일에 허덕였던 시절, 경직된 군사문화의 잔재가 만연했던 사회, 경험과 시선마저 빈곤했던 그 사회 그 시절을 어떻게 통과하며, 질곡의 시간을 견뎌왔을까? 관심과 온기가 더 낮고 척박한 지역문화예술의 토양에서 시작한 풍물예술단체가 어떻게 이리 단단히 뿌리내리고 믿음직한 나무로 성장했는지, 버텨온 30년 세월이 대견하고 궁금하여‘씨알누리’라장흠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다.
시대의 고민과 이야기를 풀어내는 풍물예술단체 ‘씨알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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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알누리’의 태동이 궁금합니다 ”

제가 대학생이었던 1987년, 같이 풍물을 하던 또래 세 명이 의기투합을 한 게 ‘씨알누리’창단의 발단이 되었어요. 대학 졸업 후 생계를 위해 아무데나 취업하기보다는 우리가 좋아하는 풍물예술단체를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았지요. 87년 풍물패‘울림’을 창단해서 활동하다가, 1990년 초에‘울림’에서 독립하여 전문풍물놀이패 ‘씨알누리’로 독자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씨알누리’는 단순한 놀이패에 머물기보다 풍물로 시대의 고민과 이야기를 담고 풀어내는 문화운동단체가 되려는 뜻이 있었는데요. 이름에 걸맞는 정신을 유지하며 활동하려 애썼습니다. 전문풍물운동단체로서는 전국 최초라는 나름의 자부심이 있는데 어느덧 30년이 되었습니다.
91년 1월 첫 연습공간-탑동, 1990창단순회공연-보은문화원, 창단순회공연-충주-관아공원 뒤풀이, 92년 2월 통일비나리 제주초청공연-문예회관 대극장
93년 창작공연 땅도땅도 내 땅이다-청대 대강당, 97 창작공연 광대의 노래-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



“ 창단 30주년, 의연하게 버티고 걸어오신 걸음에 경의를 표합니다. 다양한 기념행사를 기획하였을 것 같습니다 ”

30년 한 길을 걸어온 건 제가 생각해도 대단한 것 같아요. 저희대로 의미를 새기기도 하고, 외부에 알리기도 하고 축하도 받으려 몇 가지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먼저 <풍물명인전>인데요, 전국의 풍물명인들을 초대해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야외공연으로 큰 잔치판을 벌릴 예정이구요. 다음으로는 30주년 기념 창작작품 공연인데요. 9월 24일 예술의전당 소공연장을 예약해 놓은 상태입니다. 공들여 준비하고 있는 창작공연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하며 즐기기도 하고 축하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가 매년 꾸준히 해온 <십시일반> 행사를 예년과 다름없이 올해도 연말에 운영할 예정입니다.
씨알누리 공연 장면


“‘씨알누리’에서 함께 하는 분들을 소개해주세요 ”

단원 전체를 말씀드릴 필요는 없겠지요? 우선 연출을 맡고 있는 장호정 단원이 전체 살림까지 꾸리고 있고요. 저는 단체의 대표역할과 음악창작을 하고 있습니다. 홍보는 김재춘 단원이, 문서 등 기타 업무는 라호원 단원이 맡아 함께 하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 공연활동 중 10개 정도 굵직한 공연을 꼽는다면? ”

30년 동안 이어져온 공연 중 무엇을 꼽아야할지 모르겠는데, 우선 떠오르는 몇 개를 말씀드립니다.

  • 1990년 씨알누리 창단공연 “참교육을 위한 사물놀이 한마당” 충북순회
  • 1991년 창작공연 “통일비나리” 초연 및 전국순회 공연
  • 1995년 광복50주년 기념 “오등은 자에” 공연
  • 1996년 제7회 서울 국악대경연 풍물부문 은상 수상
  • 2000년 창단10주년 창작공연 “천지인(天地人)” 공연
  • 2003년 퓨전콘서트 “공감” 소극장 너름새 장기공연
  • 2006년 봄의 제전 “단오” 영국, 독일 공연
  • 2010년 우리마당 우리가락 초청공연 <퓨전콘서트 “공감”>
  • 2013년∼2014년 제2기 충청북도 지정예술단으로 충북전역에서 40여회 공연
  • 2018년 농촌우수마당극큰잔치 개막공연
  • 2019년 제14회 대한민국 무형문화재축제 초청공연 (평택 남부문화예술회관)


이 중에는 큰 행사장에서 많은 분들이 함께한 공연도 있지만, 100석 정도의 작은 공연장에서 관객과 친밀하게 호흡하고자 기획했던 2003년 퓨전콘서트 “공감”은 좀 특별했습니다. 13일간 매일, 주말에는 두 번씩 공연했는데, 풍물로는 꽤 장기간 진행한 특별한 공연이었지요.
씨알누리 공감 공연 장면


“ 특별히 기억에 남아있는 잊지 못할 공연이 있다면? ”

1991년 경희대 노천극장에서 있었던 8·15 범민족대회에 창작작품 “통일비나리”로 참여했던 걸 잊을 수가 없습니다. 8·15 범민족대회는 정부에서 막으려고 한 행사였기 때문에 삼엄한 경계를 뚫고 잠입하다시피 들어가 공연하고, 철수할 때도 간신히 검문을 통과해가며 안도의 숨을 내쉰 거의 첩보전을 방불케 한 공연이었어요. 참여인원이나 열기도 대단했지만 전체적인 성격에서 ‘씨알누리’다운 공연이었는데, 준비한 걸 마지막까지 다 풀어내지 못해서 아쉬움이 커서 더 잊지 못해요. “통일비나리”는 지신밟기를 시작으로 배경으로 두었던 광목천을 관객들과 함께 걷어내서 묶고 밟으며 대동단결하는 모습으로 대미를 장식할 계획이었는데, 행사의 여러 가지 상황 상 계획한 대로 끝까지 공연하지 못하고 서둘러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두고두고 아쉬움이 큰 공연으로 남아있어요.

“ 그동안 어려웠던 점이 있겠지요? ”

저희가 한 길을 오래 걸어 오다보니‘씨알누리’를 바라보고 꿈을 키우고 찾아오는 젊은이들이 지속적으로 있습니다. 이 길에 같이 동행하겠다는 꿈을 가졌던 친구들인데,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풍물에 대한 꿈을 접고 결국 떠나가는 과정을 지금까지 지켜보고 있어요. 이런 과정이 반복될 때마다 참 안타깝고 힘들어요. 심적 응원과 연대만으로 경제적 빈곤이 해결되는 게 아니다보니 이런 걸 바라보고만 있는 게 가장 어렵고 힘듭니다.


“‘씨알누리’공연을 보신 관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

연주자들이 관객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으로 임할 때, 관객들도 함께 신명을 내고 뜨겁게 호응해주시는 걸 경험하고 있습니다. 공연을 준비할 때마다 무엇보다 음악을 치밀하고 조화롭게 준비합니다. 그러면서 관객들과 교감할 수 있는 장치도 늘 고려하지요. 같은 민족에게 흐르는 음악적 유전자 때문일까요? 공연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음악으로 교감하며 분위기가 뜨거워지는 순간을 자주 느낍니다. 서로 하나가 되고 공연의 열기가 상승되면 어떤 풍요로움이 안으로 꽉 채워지는데, 연주자만이 아니라 관람객이 함께 경험하는 풍성한 열기가 풍물공연에는 있습니다. 때로 공연을 보신 분들이 풍물을 배우고 싶다고 찾아오는 경우도 있고, 매번 공연마다 찾아오는 열정 팬들도 있어서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씨알누리 공감 공연 장면


“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이 많으실 텐데, 올해 공연활동을 하신 게 있나요? ”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상황을 맞았고, 어려운 상황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습니다. 공연예술가들이 현장에서 관객을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자 이제 새로운 공연방법을 모색하고 있어요. 6월 19일 소극장 쇠내골에서 청주민예총주관으로 ‘풍물난장’이 열렸는데, 관중 없이 공연을 촬영했습니다. 온라인으로 관객들에게 제공되는 것이고요. 6월 25일에도 동부창고에서‘씨알누리’온라인 공연이 진행됩니다.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무관중 공연이 일상화되는 것 같아 정말 안타깝고요. 관객의 소중함, 만남의 소중함을 실감합니다. 하루빨리 관객들과 직접 호흡하며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 지역의 문화예술단체로서 특별히 인식하거나 추구하는 방향이 있다면? ”

창단 때부터 저희는 계속 유료공연을 해왔습니다. 풍물이라는 예술분야에 대한 자리매김이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기도 했지요. 어떤 분야 건 지역에서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지역문화를 지키고 이어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지역의 삶과 정서를 함께 호흡하고 고민하며 그 지역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해야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2013년부터 시작하여 매년 연말에 하는 <십시일반> 공연은 지역의 삶과 함께 한다는 맥락에서 출발한 공연이에요. <십시일반>의 공연 관람비는 자율적으로 쌀을 내구요, 관람비로 모아진 쌀을 이주민단체, 지역공부방 등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전액 기부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여건에 있는 아이들을 공연에 초대하기도 하고, 풍물을 배우는 학생들이 공연과 기부에 함께 참여하기도 하지요. 좋은 공연과 나눔이 함께 펼쳐지는 지역문화예술마당이 되는 거지요. 남다른 의미가 있다 보니 기대하고 기다리는 관객, 빠짐없이 동참하는 관객들도 많습니다.
십시일반 포스터 와 공연 장면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

30년이라는 세월이 저도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렇게 길게 갈 것을 처음부터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에요. 저는 길게 멀리 보기보다는 오늘, 바로 현재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노력하며 성의를 다해 현재에 임하다보니 그게 단단한 준비가 되고 무엇인가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동해안 별신굿을 함께 학습하며 연구해오고 있는데 그것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 작품씩 집중해서 준비하다보면 ‘씨알누리’의 길이 앞으로도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머리가 뜨끈뜨끈해지게 무더운 여름 한낮 ‘씨알누리’를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 뜨겁고 서늘한 기둥하나를 만나고 온 느낌이다. 흔들림 없는 풍물사랑, 그 예술정신과 실천이 스스로 만들어낸 큰 길을 들여다본 느낌이랄까? 웅숭깊은 그늘을 가진 풍물예술의 큰 나무‘씨알누리’가 있어 충북지역 문화예술이 든든하다.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교감하며 신명이 나는 뜨거운 공연장에서의 만남이 하루 빨리 다가오기를 바라며, 앞으로‘씨알누리’의 30년을 넉넉한 응원의 마음으로 지켜볼 것 같다.

씨알누리 주요 공연 일지

  • 1990년 풍물굿패 씨알누리 창단 / 창단공연 “참교육을 위한 사물놀이 한마당” 충북순회
  • 1991년 창작공연 “통일비나리” 초연 및 전국순회 공연
  • 1992년 UN환경개발회의 한국위원회 주최 “우리환경 우리손으로” 공연
  • 1993년 씨알누리 정기공연 “땅도 땅도 내 땅이다” 초연. 부산, 제주, 서귀포, 전주교대, 충북대 초청공연
  • 1994년 제천의병제 백주년기념 문화예술제 “팔도에 고하노라”
  • 1995년 광복50주년기념 “오등은 자에” 공연 / 독립기념관 8.15경축 풍물판굿 “열림의 소리” 공동 연출 및 출연
  • 1996년 제7회 서울 국악대경연 풍물부문 은상 수상
  • 1997년 창작공연 “광대의 노래” 공연 / 씨알누리 정기공연 “하늘북” 공연
  • 2000년 창단10주년 창작공연 “천지인(天地人)” 공연
  • 2001년 씨알누리 정기공연 “무속굿과 풍물굿의 만남”
  • 2002년 씨알누리 정기공연 “2002 어울림” 공연
  • 2003년 퓨전콘서트 “공감” 소극장 너름새 장기공연
  • 2005년 씨알누리 정기공연 “2005 어울림” 공연
  • 2006년 씨알누리 정기공연 “노나메기” 공연 / 봄의 제전 “단오” 영국, 독일 공연
  • 2007년 씨알누리 정기공연 풍물굿판 “동동” 공연
  • 2008년 창작공연 생명살림굿판 “즘생굿” 공연
  • 2009년 한국-베트남교류사업[퓨옌성-샤오빈예술단] / 서울 프린지페스티벌 [즘생굿] 씨알누리 정기공연 “동동”
  • 2010년 제12회 씨알누리 여름 풍물학교 개최 / 제3회 씨알누리 굿ㆍ풍물학교 개최 우리마당 우리가락 초청공연 [퓨전콘서트 “공감”]
  • 2011년 퓨전콘서트 “무, 무, 무(無, 巫, 舞)”공연 / 풍물굿판 “동동” 공연
  • 2012년 국악의 향기 우리음악 이야기 “소풍” 공연 / 상주예술단체 진천 화랑관 상설 공연
  • 2013년 ~ 2014년 제2기 충청북도 지정예술단으로 선정 충북전역에서 40여회 공연활동
  • 2014년 창작탈춤 “몽돌이가 쏘아 올린 별똥별” 음악연출 및 반주 (은평예술회관)
  • 2015년 나눔과 상생의 퓨전콘서트 십시일반 공연
  • 2016년 증평문화회과 상주단체 지정 및 공연
  • 2017년 나눔과 상생의 퓨전콘서트 십시일반 공연
  • 2018년 농촌우수마당극큰잔치 개막공연
  • 2019년 제14회 대한민국 무형문화재축제 초청공연 (평택 남부문화예술회관)
  • 2020년 9월 24일 창단 30주년 기념 창작공연 -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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