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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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에 뿌리내린 무용단체, 댄스컴퍼니 아트텐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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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호

대전에서 태어나 2002년 부터 옥천에서 옥천신문 기자로 활동함. 지역과 농업, 농촌의 중요성을 통감하고 있고 풀뿌리 민주주의와 사회적 경제, 건강한 지역 공론장인 지역신문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생각함. "인파출명 저파비"를 금과옥조로 사람이 이름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생각함. 옥천에서 무지렁이로 무명씨로 살고싶은 사람. 사람 위에 사람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고 생각함. 사람을 생명으로 등치시켜도 무방함. 자치와 자급, 그리고 연대, 순환과 공생
minho@okinews.com

황민호

문화예술 열악한 농촌지역 한계 딛고, 무용의 혼을 전파하다
청주대 무용학과 출신 이연화 대표, 박소원 부대표를 만나다
연화무용학원 열고 학생과 주민 강습, 틈틈이 연습해 공연도

이연화 대표, 박소원 부대표



농촌지역은 문화예술을 접하기엔 열악하다. 그나마 도청 소재지가 있는 도시의 문화예술단체들이 예산을 받아 찾아가는 공연 등을 하는게 유일한 건지도 모르겠다. 영화 외에 어떤 공연을 상시적으로 본다는 것이 아예 불가하다. 그나마 지역내 자생단체들의 전시회와 찾아가는 공연 정도가 문화예술행사의 전부라 해도 무방하다. 장르가 무용처럼 순수예술이라면 더더욱 보기 어렵다. 찾아가는 공연은 휘발성이 강하고 대부분 홍보가 잘 안 돼 적은 관객이나 학생들을 동원해 관객석을 메우고서 끝내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험하지 못한 예술을 단박에 즐길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은에서 둥지를 틀고 활동하는 댄스컴퍼니 아트텐션 (대표 이연화)은 기이한 단체이다. 무용을 테마로 벌써 3년째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적이지 않은 '무용'이란 장르를 들고 3년 동안 시골농촌지역에서 생존해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다. 어떻게 시작되고 유지하고 있는지 그들을 만나고 싶어졌다. 보은읍내 연화무용학원 2층에서 이연화 대표와 박소원 대표를 만났다. 


ᅠ“ 댄스컴퍼니 아트텐션, 어떻게 시작했나 ”

둘을 만나고 가장 떠올랐던 느낌은 '우정'이었다. 
멀리 떠난 친구와 자연스레 이별하지 않고 기억하고 찾아왔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 무언가를 같이 도모했다는 것, 결혼과 동시에 이사, 그리고 육아를 통해 멀어진 인연들이 얼마나 숱하던가.
그 인연을 이어준 힘은 놀랍게도 '무용'이었다. 더구나 인구 3만명 남짓하는 조그만 시골 농촌에서 무용의 꿈을 다시 이야기할 줄은 아마도 그들 또한 몰랐을 것이다. 자그마치 아이 셋을 안고 육아와 낯선 타향살이에 적응하기도 바쁜 그를 구원해 준 것 또한 무용이었다. 자존감이 떨어지고 스스로의 삶이 서서히 지워질 무렵, 학교 때 치열하게 배웠던 현대무용은 그의 몸을 다시 일깨웠다. 달랐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간절하게 필요했던 그들 둘은 그렇게 만났다. 전통무용을 전공했던 박소원씨가 현대무용을 전공하고 보은 산골에 시집 가서 나오지 않았던 이연화씨의 무용 혼을 끄집어 냈다. 아이 셋을 데리고 청주까지는 나들이 나올 수 없는 터라 보은에 하나뿐인 무용학원을 창업하기에 이르렀다.
연화무용학원 간판



그의 이름을 딴 연화무용학원은 보은에 유일한 무용학원이었다.
무용은 간간히 TV에서나 보는 것이었다. TV에서도 보기가 흔치 않았다. 워낙 대중적이지 않다보니 교과서에서나 보는게 전부였던 것이다. 무용과 발레가 등치되고 하얀 타이즈 신고 여자만 한다는 편견에 여전히 사로잡혀 있기에 무용으로 뿌리내리기는 쉽지 않았다. 더구나 시골 농촌에 말이다. 하지만 척박한 땅도 개간하고 뒤집고 가꾸다보면 착근하고 꽃이 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둘은 도모해 무용 아지트를 만들고서 그비영리로 무용의 대중화를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이름하여 댄스컴퍼니 '아트텐션'이다. 이연화씨가 대표를 맡았고 박소원씨가 부대표를 맡았다. 
 
단체사진 이미지/벽에 걸린 사진과 무용복 이미지



“ 인기가 없었던 무용,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다. ”

평일에는 연화무용학원으로 변신하여 몇 안 되는 아이들이지만 혼신의 힘으로 무용을 가르치고 틈날 때마다 댄스컴퍼니 아트텐션으로 변신해 공연준비를 하고 있었다.
전통무용과 현대무용, 서로 견제하며 장단점을 보완하고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자는 차원에서 '아트 텐션'이란 이름을 붙였다.
청주 사는 박소원씨도 친구 이연화씨와의 생활공간을 다소나마 일치시키기 위해 예술강사로 등록해 보은 회인초등학교에서 무용 강사를 오랫동안 해왔다. 
"사실 무용은 인기가 없지요. 아이돌가스 댄스 따라하기 바쁜데 그 틈바구니에서 무용을 한다는 것은 참 계란으로 바위치기같은 일이에요. 그런데 댄스와 달리 무용의 좋은 점도 그만큼 있거든요. 댄스는 감정을 자유롭게 표출하면서 몸을 사용하지만, 무용은 자세를 바르게 하고 팔과 다리를 어떻게 써 주제에 맞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중점을 두지요. 무용은 몸으로 표현하는 종합예술이지요.
또, 각 나라의 전통무용 등을 보면 단지 율동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무용에 담겨 있는 역사까지 배울 수 있죠. 회인초등학교에 제가 무용강사로 들어갔는데요. 맨 처음 거부감이 컸는데 시골에 다문화가정이 많다보니 베트남, 필리핀, 중국 소소민족 춤을 무용에 접목시켜서 하니까 또 반응이 남다르더라구요. 어머니 고향 전통 춤이라고 하면 더욱 관심을 갖고 하거든요.“
공연 이미지



무용만 고집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무용하면 선입견으로 다가가기 어려운 장르로 생각하기 때문에 발레와 현대무용, 전통무용 외에 생활무용이라는 분류를 하나 추가해서 어르신들이나 일반 주민들이 접근하기 쉬운 에어로빅이나 방송댄스 등도 같이 넣었다. 쉽지 않은 일이다. 전문 프로 무용수로서 자부심과 자존감이 있을 터인데 생활무용까지 한다는 것은 어려운 결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무용의 대중화에 조금 더 기여하고 싶다. 단계적으로 그렇게라도 무용에 다가올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가게 된다. 
공연 이미지



“최고의 공연을 위해 연습을 게을리 할 수 없다. ”
 
그렇다고 무용의 연습을 게을리 하는 것은 아니다. 머무르지 않고 배운 무용을 조금 더 향상시키기 위해 댄스컴퍼니 아트텐션을 만든 만큼 틈날 때마다 연습을 한다. 1년에 두번 정도는 공연을 한다. 보은문화예술회관을 잡아서 학생들과 함께 정기 공연을 하면서 피상적으로 알던 무용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오는 10월31일에도 보은에 공연을 잡아놓았다. 코로나19가 잦아든다면 공연이 예정대로 진행될텐데 혹시 무관중 온라인 공연으로 될까 걱정이 된다.

"무용은 보은 뿐만 아니라 충청도에서도 불모지에요. 저희가 나온 청주대 무용학과도 폐과가 되어서 충청도에서는 충남대 무용학과과 유일하게 남아있는 정도에요. 지역에 살면서 무용이란 예술장르를 다양하게 접하게 하고 싶은데 조금씩 하고 있어요. 몸부림이죠. 다 서울로 갈 수는 없구요. 시립무용단에 들어가지 않고서는 고정 월급이 나오지 않아서 무용을 지속하기는 힘들죠. 그래도 우리는 이렇게 의기투합해서 꺼져가는 불꽃을 이렇게 되살리려고 하는 거구요."
공연 이미지


다시 학생 때로 돌아간 기분이라고 했다. 길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도 허투루 듣지 않는다. 마음에 들면 꼭 곡명을 찾아내어 무용 배경음악으로 쓰려고 저장해 놓는다. 무묭을 하면서 시골 농촌에서 무용가의 꿈을 꾸는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진로지도를 해주고 싶다. 꼭 무용으로 진로를 정하지 않더라도 신체교정이나 몸의 움직임에 대해 가르쳐 주고 싶다. 현대무용은 정형화된 옷이 따로 없다. 슬렉스 바지에 흰 와이셔츠를 입기도 하고, 몸빼 바지를 입고도 춘다. 하지만, 어르신들에게 현대무용은 익숙하지 않다. 난해하다고 한다. 그래서 전통무용과 함께 섞기도 하고, 스토리 있는 무용을 만들어보기도 한다. 
공연 이미지



“보은에서 제대로 된 무용을 보여주고 싶어요 ”

이연화 대표는 승마교관인 남편 따라 승마도 배워 학교에서 승마 강사로도 활동하기도 한다. 꼭 무용이 아니라도 치어리딩이나 방송댄스 강사도 했다.

"많이 내려놓고 시작했어요. 일단 주민들하고 아이들하고 격의없이 만나보자. 그렇게 친해지다보면 무용에 대한 이야기도 꺼낼 수 있을 것 같아 욕심을 내려놓았지요. 하고 싶은 친구들은 열심히 가르쳐주고 싶어요."

보은 대추축제를 비롯해 다양한 무대 위에서 제대로 된 무용을 보여주는 게 나름 소박한 꿈이다. 전통무용과 현대무용을 하는 이들이 보은 땅에도 댄스컴퍼니 아트텐션이란 이름으로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고 알리고 싶다고 했다.

그들의 바람처럼 보은의 여러 행사에서 그들을 보고 싶어졌다. 
무대가 고픈,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갈구하며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연습하는 아트텐션 무용수들의 열정적인 무대를 보고 싶었다. 
공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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