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아리랑>을 아시나요?
<청주 아리랑>은 일제강점기 중국으로 강제 이주해간 유이민들이 고향 청주를 그리워하며 부른 민요입니다. 민중의 한이 서린 노래지요.
1910년 우리나라를 강점했던 일본은 중국의 식민지화를 위해 1930년대 중후반에 충북 청주, 옥천, 보은의 180여 호의 사람들을 중국 길림성 연변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킵니다. 사람들이 정착한 곳이 연변 조선족 자치주 정암촌인데요. 강제 이주해간 대부분 사람은 눈물겨운 삶을 사는 한 많은 이들이었고, 낯선 이국땅에서 척박한 땅과 화전을 일구며 고향에서 불렀던 노동요나 민요를 부르며 보존시켜 갔다고 합니다.
이국땅에서 이렇게 불려진 <청주 아리랑>은 중국의 민요연구가인 김봉관 선생에 의해 세상에 드러납니다. 연변 조선족자치주에서 조선족민간예술을 발굴할 때인 1978년 김봉관 선생 일행이 정암촌에 도착하여 그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를 채록했는데, 노래 부르는 이가 이를 <청주 아리랑>이라고 했답니다. 이후 충북대학교 총장이셨던 임동철 교수와 2002년 다시 찾게 되면서 <청주 아리랑>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고 우리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법정문화도시 ‘기록문화 창의도시 청주’ 주 운영기관인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에서는
청주만의 독자적 콘텐츠를 발굴, 가치 있는 문화예술 브랜드 ‘메이드인 청주’를 선정하고 있다.
2020년 ‘메이드인 청주’로 선정된 창작오페라 <청주 아리랑>을 기획하여 공연한
충북챔버오케스트라 이상조 단장과 김남진 예술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다.
2020년 ‘메이드인 청주’로 선정된 <청주 아리랑>은 민요를 창작오페라로 재탄생시킨 것인데요, 창작오페라로 기획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이상조 단장 청주의 문화자원 중 하나인 <청주 아리랑>의 발견은 청주 문화 정체성 확립에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청주 사람들의 민요가 타 시도 민요에 동화되고 청주만의 특색을 찾기 어려운 요즈음, 엄혹했던 일제강점기에 만주 지역으로 강제 이주해 간 청주 사람들이 아리랑을 통해 청주의 얼을 지키고 있었음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지요. 어려운 여건에서 지켜온 <청주 아리랑>의 보존은 청주 시민의 몫으로 돌아왔다는 생각인데요. 창작오페라 <청주 아리랑>은 그 소중한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했고요. <청주 아리랑>의 원형을 잘 보존하면서, 한편으로 다양한 장르로 발전시켜 청주의 노래로, 청주의 오페라로 널리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창작오페라 <청주 아리랑>을 기획하였습니다.
창작 오페라로 공연하기 위해서는 민요가 만들어진 배경과 그 속의 삶을 재해석하고 스토리를 입히는 많은 작업이 필요했을 텐데요. 그 과정에서 역점을 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김남진 예술감독 나라를 빼앗겨 짓밟히고 탄압당하며 강제 이주해야 하는 상황 속에 새겨진 한(恨), 그런 가운데 흐트러짐 없는 절개와 기개가 녹아든 청주의 민요 <청주 아리랑>의 소리는 청주에 대한 사랑을 다시 일깨워주는 소중한 노래입니다. 창작오페라 <청주 아리랑>은 민요 <청주 아리랑>의 원형을 가져가되, 사람들이 따라 부르기 쉽게 변주하였고, 민요 <청주 아리랑>에 담긴 정서가 오페라 전체에 녹아들고, 제대로 새겨지도록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오페라를 어려워하는 분들도 편안하게 즐기며 관람할 수 있도록 기존 클래식 음악의 아리아나 합창에서 더 나아가 사람들에게 친숙한 가요, 뮤지컬, 국악, 한국 가곡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여러 장르의 음악들이 우리의 정서에 맞게 녹아드는 우리만의 K-오페라를 지향했습니다.
오페라 <청주 아리랑>을 위해 극본, 연출,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투입되었을 텐데요. 전 과정을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김남진 예술감독 창작오페라 <청주 아리랑>의 기획 및 제작은 충북 공연예술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충북챔버오케스트라 이상조 단장이 맡았고, 섬세하고 감각적인 무대연출이 돋보이는 밀라노 국립음대 출신의 윤상호 감독님이 연출을 맡아주셨습니다.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통해 지역의 창작음악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 중인 저는 충북챔버오케스트라 지휘자이며 예술감독으로서 작품을 이끌어가는 중심 역할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청주의 노래와 이야기를 담은 극의 대본은 소프라노로 출연하는 김계현 님이 수고해 주셨구요. 이태리에서 다양한 오페라 활동을 했던 안지현 님이 음악 코치로, 지역을 대표하고 우리나라 오페라계의 정상급 성악가들인 소프라노 원지혜, 김계현, 테너 오종봉, 바리톤 박영진, 최신민 님 등이 출연하였고 그리고 여성 소리 그룹 ‘미음’대표인 판소리 장수민 님이 특별출연하였습니다. 창작오페라 <청주 아리랑>은 청주 공연예술계 최고의 예술가들이 함께 하는 과정에서 지역 문화예술 창작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을 다시 확인하고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충북의 독자적인 문화예술작품을 새롭게 꽃피운 뜻깊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획하고 추진한 입장에서 가장 의미 있게 여겨지는 점은 무엇인가요?
이상조 단장 충북챔버오케스트라는 충북 최고의 민간 오케스트라로 다양한 창작 음악을 수년간 꾸준히 발표해왔는데요. 그동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창작 음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히 2019년 <중원의 우륵>, 2020년 <청주 아리랑> 이렇게 연이어서 충북의 문화 콘텐츠를 창작 오페라로 제작하면서 남다른 의미와 보람을 느끼고 있지요. 지역 문화예술 콘텐츠 제작이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세계적인 명작들도 어느 작은 지역의 문화예술 콘텐츠로 출발하여 세계 최고의 명작이 되었듯이, 지역민들로부터 먼저 인정과 사랑을 받는다면 언젠가는 지역을 넘어서는 예술작품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희로서는 충북의 삶과 정신을 담은 콘텐츠를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과정 자체가 뜻깊은 일이었고, 창작 음악 콘텐츠를 통하여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새로운 공연 기법들을 개발하고 융합하며 저희도 더불어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작게라도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큰 기쁨이지요.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 창작오페라 <청주 아리랑> 공연이 진행되었는데요. 준비나 공연 추진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가장 힘겨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김남진 예술감독 코로나19는 지금도 국민 전체의 삶에 큰 지장을 주고 있지만, 특히 공연예술가들이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지요. 기존에 합동 연습 공간으로 사용하던 동부창고 대연습실과 학교, 체육관 등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관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소규모로 그룹별 연습을 하고 청주 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리허설 횟수를 늘려 연습했는데, 이렇게 하는 데는 전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지요.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을 고려하느라 객석 오픈에도 많은 혼선이 이어지다 보니 홍보에도 어려움이 많았고 관객 입장, 출연자, 스텝 관리 등 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애로사항이 많았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이 함께하며 성원해 주셔서 그 과정의 어려움은 눈 녹듯이 사라지고, 청주의 새로운 오페라를 만들어 간다는 자부심과 보람만 남았습니다.
공연을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특별히 기억나는 점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김남진 예술감독 코로나19라는 그야말로 어렵고 조심스러운 상황에도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해서 박수와 성원을 보내주셨습니다. 너무나 감동적인 작품이었다는 고마운 말씀들을 해주셨고 특히나 창작 오페라가 어렵지 않고, 우리말이어서 더 친숙하고 귀에 쏙쏙 들어온다고 말씀들을 해주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아리랑에 여러 예술 장르를 융합한 창작 오페라 <청주 아리랑> 공연을 통해 시민들과 직접 소통한 경험 자체가 참으로 소중한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어렵지 않은 우리 오페라,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오페라가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고 사랑받는 공연이라는 것이지요. 앞으로 창작해갈 작품의 콘텐츠들도 K-오페라를 지향하며 쉽고 감동을 주는 작품들로 청주의 가치를 예술적으로 알리는 일을 할 생각입니다.
코로나19는 현재진행형 상황이지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창작오페라 <청주 아리랑> 공연을 보지 못해 아쉬워할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청주 아리랑>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는 없을까요?
이상조 단장 창작오페라 <청주 아리랑>이 2021년 ‘메이드인 청주’공연예술작품 제작지원에 다시 선정되어서 올해 11월에 청주예술의 전당 대공연장 무대에서 청주 시민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1 <청주 아리랑>은 새로운 연출을 통해 많은 부분을 업그레이드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특히 청주에서의 사랑 이야기와 정암촌에서 고국을 그리워하는 모습들을 좀 더 상세히 그려서 스토리가 더 강화된 작품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오는 2021 <청주 아리랑>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바라며, 저희도 시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최고의 작품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9년 충북챔버오케스트라가 올린 <중원의 우륵>이라는 창작오페라를 저도 본 적이 있습니다. <중원의 우륵>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김남진 예술감독 2019년 충북문화재단 공동창작작품지원사업에 선정되었던 <중원의 우륵>은 단순히 악성‘우륵’의 음악적 업적을 기리는 작품이 아니라, 통일 신라시대 대악의 완성과 우륵의 사랑 이야기, 탄금대에 서린 가야금의 전설 등 인간 우륵의 갈등과 휴먼스토리를 음악적으로 승화시킨 창작 오페라입니다. 충북을 대표하는 문화 브랜드의 가능성이 보인다는 평가와 성원 속에 청주예술의 전당 대공연장에서 2회 연속 매진을 기록하며, 충북 문화예술계에 많은 화제를 남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요.
오랜 기간 창작 음악에 많은 도전과 경험을 쌓아온 충북챔버오케스트라는 20년 만에 청주에서 만들어진 창작오페라 <중원의 우륵>을 통해 예술의 가치를 경험하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나 즐기며 공감할 수 있는 창작 오페라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인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국공립 단체를 비롯한 여러 무대에서 오페라 <중원의 우륵> 아리아가 불려지고 있는 것은 저희에게 특별한 보람과 기쁨을 느끼게 합니다. 창작오페라 <중원의 우륵>이 충북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작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재연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갈라 콘서트 및 성악가들의 공연에서 다양한 연주가 가능하도록 세부 프로그램들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하고 싶은 말씀
이상조 단장 충북챔버오케스트라는 2011년 청주지역을 중심으로 음악을 전공한 연주자들이 모여 결성한 전문 음악 연주 단체로서 20회에 걸친 정기연주회 등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기량이 뛰어난 젊은 연주자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많은 음악인들에게 다양한 연주 기회를 제공하며 이제는 60여 명이 넘는 단원을 가진 중부권 최대의 민간 오케스트라로 성장하였습니다. 다양한 레퍼토리 확보를 위해 창작 음악, 클래식, 뮤지컬, 영화음악, 오페라, 국악 공연은 물론, 장르 간 융·복합한 창작 음악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하여, 그 결과 2019년 창작오페라 <중원의 우륵>을 제작, 공연했지요. 2020년에도 창작 오페라 <청주 아리랑> 창작 음악극 <검정 고무신>을 제작, 공연하며 지역의 창작 음악을 선도하는 데 일익을 담당했습니다. 2021년에도 창작 오페라 <청주 아리랑>을 재공연하고, 아울러 창작 음악극 <안덕벌 이야기>가 제작되어 공연에 올려질 예정인데요. 연주 활동을 통하여 사회에 봉사한다는 충북챔버오케스트의 창단 목적을 기억하고, 앞으로도 관객들께 깊이 있고 참신한 공연을 선사하며 감동을 드리는 단체가 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창작’이라는 말을 하는 두 사람의 눈빛에서 열정과 의지의 힘을 확인한다. 매주 월요일 거르지 않고 봉명동 연습실에 모여서 연주를 하고, 매년 새로운 작품을 올려 공연하는 충북챔버오케스트라. 단순히 좋은 공연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넘어서, 관객과 소통하고 공감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창작 음악에 대한 흔들림 없는 도전정신이 깊고 단단하여 기대와 믿음이 간다.
기대와 믿음이 가는 지역 예술 단체, 그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도 필요하고, 공연을 관람하고 박수를 보내는 것도 필요하리라. 문화예술인들이 마음 놓고 장을 펼치고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하여 지역의 콘텐츠를 예술작품으로 승화한 작품을 함께 공유하며 우리 삶의 무늬와 깊이를 함께 생각해 보는 자리가 풍성해지기를, 문화예술로 풍요로운 사회가 되기를 기대하며 기다린다.
<청주 아리랑>은
앳된 소녀가 결혼해서 시부모를 모시고 남편, 아이들과 부딪치며 살아가면서 느낀 소회나 감정을 구성진 가락에 실은 노래인데요. ‘서정적이고도 우아한 색채에 비애와 해학을 동반하고 있으며, 며느리와 복잡한 가족 구성원 간의 애정을 풍부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와, 보통의 아리랑에 쓰이는 "아리랑 쓰리랑" 이라는 후렴구 대신 "아리라랑 스리라랑"이라는 독특한 후렴구를 가지고 있어, 아리랑의 원형에 가깝다는 평이 있습니다.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리라랑 스리라랑 아라리요 아리라랑 스리라랑 아라리요
달라당 달라당 갑사댕기 본때도 안 묻어서 사주가 왔네
아리라랑 스리라랑 아라리요 아리랑 스리라랑 아라리요
사주랑은 받아서 무릎에 놓고 한숨만 쉬어도 동남풍 된다
시아버지 골난 데는 술 받아주고 시어머니 골난 데는 이 잡아주자
아리라랑 스리라랑 아라리요 아리라랑 스리라랑 아라리요
새애끼가 골난 데는 엿 사다주고 며느애기 골난 데는 홍두깨 찜질
아리라랑 스리라랑 아라리요 아리라랑 스리라랑 아라리요
시아버지 죽으면 좋아했더니 빨랫줄이 끊어지니 또 생각난다
아리라랑 스리라랑 아라리요 아리라랑 스리라랑 아라리요
시어머니 죽으면 좋아했더니 보리방아 묽어놓니 또 생각나네
아리라랑 스리라랑 아라리요 아리라랑 스리라랑 아라리요
시애끼가 죽으면 좋아했더니 나무가리 쳐다보니 또 생각나네
아리라랑 스리라랑 아라리요 아리라랑 스리라랑 아라리요
서방님이 죽으면 좋아했더니 잠자리 들 적마다 또 생각난다
아리라랑 스리리랑 아라리요 아리라랑 스리라랑 아라리요
아리라랑 타령을 그 누가 냈나 이웃집 김도령 내가 냈지
아리라랑 스리라랑 아라리요 아리라랑 스리라랑 아라리요
아리라랑 타령이 얼마나 좋은지 밥 푸다 말구서 엉덩춤춘다
아리라랑 스리라랑 아라리요 아리라랑 스리라랑 아라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