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6호
충북문화재단 충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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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의 노년 문화예술교육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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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정 (웹진 [ㅊ·ㅂ] 기자단)

경기 신인문학상과 토지문학상을 수상하고, 『바라보면 온몸에 물이든다』 시집을 비롯 4번째 시집을 묶고 있다.
kanura@hanmail.net

장민정 (웹진 [ㅊ·ㅂ] 기자단)
괴산의 노년 문화예술교육을 말하다 이미지 1
노인들은 밥 한 끼 제대로 먹지 못했던 참담한 어린 시절을 기억한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50대에 벌써 뒷방으로 물러나 손자들 재롱이나 보는 것이 낙이었던 불과 50~60년 전을 기억하는 세대, 전쟁과 가난을 뼈아프게 체험한 세대, 끔찍한 가난에서의 탈출이 최선의 과제였던 시절을 극복하고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여는데 젊음을 불태운 사람들, 현대를 사는 노인들 앞에 붙는 수식어다.

노인이란 신체적 나이와 함께 사회적 지위 및 경제적 지위까지 상실한 개념이라고 어떤 학자가 정의한 바 있다. 상실도, 물러남도 맞지만 평균 수명이 몰라보게 길어진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의 노인은 70~80이 되어도 뒷방 늙은이로 주저앉아 있기를 거부한다. 신체적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항변하는 이들, 남는 것이 시간뿐인 이들에겐 노후를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에 대한 과제가 남아있다. 괴산의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34%에 달한다. 여기저기 작은 동네에 들어서면 아이 울음소리 하나 들을 수 없는 곳이 허다하다. 초고령 사회의 진입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괴산의 노년 문화예술교육을 말하다 이미지 2



일찍이 문화원은 음악, 미술, 문학 체육 등 여러 장르의 강좌를 개설하여 운영하면서 명실상부한 교육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모든 강좌는 나이 제한이 없어서인지 혹은 젊은이들은 일터에 간 때문인지 하여튼 문화예술교육의 수강자는 90%가 노인층이다.
괴산의 노년 문화예술교육을 말하다 이미지 3


여기서 만난 이제윤(67) 씨는 영어교사로 정년 퇴임한 후 괴산군 사리면에 귀촌한 사람이다. 그는 도서관에서 검정고시반 강사로 봉사하면서 문화원의 문학 강좌를 듣고 남는 시간은 온갖 아르바이트도 서슴지 않는다,
그에겐 아직도 꿈이 있다. 라이딩으로 세계 일주하는 것.
전국을 세 번이나 일주했다는 경력의 그는 글쓰기, 아르바이트 등 꽉 짜인 일상을 소화하면서 휴일은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누비곤 한다. 세계 일주라는 꿈이 있어 글쓰기 수업도 아르바이트도 봉사도 신이 난다는 그는 중국과 태국과 인도의 라이딩을 마쳤다던가?

그런가 하면 원주민(?)이라 칭하는 이곳 토종 이인순(74) 여사는 10년째 열심히 문화원 강좌를 수강하고 있다. 시 창작 강좌를 9년째 열심히 수강 중이며 한국화 교실에서 그림도 수련 중이다. 여러 곳의 사생대회에서 입선하는가 하면, 시집을 두 권이나 묶고 문단에 등단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녀는 남존여비 사상의 희생양이라고 자신을 말한다. 오빠와 남동생은 아들이라는 이유로 대학에 진학시키면서 자신은 초등학교만 겨우 마치고 집안일 거들다 시집왔다면서 문화원 강좌에 처음 나오던 시간을 잊을 수 없다고 감격해 한다.
“이제는 원도 한도 없어요. 여학교 교복 한 번 입어보는 것이 소원이기도 했던걸요”
자신이 공부한다는 사실이 너무도 벅차고 기뻐서 눈물까지 흘렸다는 그녀. ‘이야기 할머니’ 교육까지 이수하고 관내 어린이집을 순회하며 자아실현을 확장하고 있다. 그녀의 인생 중에서 가장 황금기를 꼽으라면 노년기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녀뿐만 아니다.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같은 질문을 했을 때, 십중팔구는 책임과 의무를 다 마친 걱정 없는 세대, 하고 싶은 공부를 원 없이 하는 요즘이 가장 행복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젊은 날 못다 이룬 꿈을 다 늙어서야 이루는 소중한 행복에 만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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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문화예술에 대한 노인들의 욕구는 절대적이다. 가능하다면 취미와 지적 수준까지 비슷한 이웃끼리 함께 즐기는 분위기와 여가를 원한다. 그러나 노인들의 욕구에 비해 수혜자는 한정적이다. 문화원에 여러 강좌가 개설되어 활성화되고 있다지만 경로당에서 화투패를 떼는 문화에 비하면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이제는 경로당처럼 쉽게 드나들며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는 보편화된 프로그램을 원한다.
전문적 수준의 높은 성취감을 누리고 싶어 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하모니카, 오카리나 등 경제적 부담이 없거나 작은 강좌가 활성화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색소폰과 아코디언, 기타 등등 고액을 투자하면서라도 성취감을 맛보고 싶어 한다. 한풀이식 무늬만의 교육이 아닌, 보다 심화된 수준 높은 전문성과 다양성이 하모니 된 교육이 경로당처럼 운영되었으면 싶다. 국민소득 3만 불의 시대에 걸맞은 교육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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