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7호
충북문화재단 충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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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춤추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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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시인, 웹진 [ㅊ·ㅂ] 편집장)

34년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고 문학을 통한 소통을 꿈꾸며 <책방 通·通>과 <다독다讀> 등 책 나눔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고 있으며, 충북지역 건강한 독서생태계 조성을 위한 시민 독서문화운동 <상생충Book>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끄럼주의보』『손길』『아름다운 소멸』등 다섯 권의 시집과 산문집『갈참나무숲으로』를 발간하였으며, <내륙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kes1023@hanmail.net

김은숙 (시인, 웹진 [ㅊ·ㅂ] 편집장)

춤은 몸으로 쓰는 詩라고 한다. 몸으로 할 수 있는 표현 중에 가장 정제된 의미를 담은 아름다운 표현이 춤이라는 뜻이다. 춤이라는 1음절의 단어는 강렬하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바람과 물결 같은 자유로움이 느껴지는가 하면, 구체적인 말로 표현하는 것 이상의 감동을 주는 힘이 있다. 

춤을 통해 무엇을 표현할 수 있을까? 세상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우리가 춤추는 날’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움직임 예술원 문화마루> 윤보경 대표를 만나 춤을 통해 소통하고, 춤으로 세상에 새기는 남다른 무늬를 들여다본다.




우리가 춤추는 날 이미지2

Q

<움직임 예술원 문화마루>라는 명칭에 의미와 지향이 담긴 듯한데요. 직접 명칭에 담긴 의도를 설명해 주실까요?


문화마루

“너와나.. 우리 모두의 움직임이 예술이다”



모토는 움직이는 즐거움입니다. 춤은 움직이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를 담고 있고, 자유로운 움직임이 집약된 춤을 통해 세상을 읽어내고 표현하자는 의미를 품고 있어요. 무용이라는 장르적 구분보다는 누구나 쉽게 움직임을 통해 기쁨을 느끼고, 그 안에서 예술성까지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움직임 예술원이라는 명칭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보통 ‘마루’는 ‘높은 곳’ ‘정상’이라는 의미로 쓰이지만, <문화마루>에서 ‘마루’는 마룻바닥을 의미해요. 가장 낮은 곳 마루는 춤이 시작되는 공간이며, 무용인들은 그곳에서 흘린 시간과 노력으로 무대를 이루어 내지요. 결국 춤은 마루에서 시작된 문화라고도 할 수 있어요. 우리는 마루에서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며 춤을 추고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문화마루

Q

<움직임 예술원 문화마루>에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요? 어떤 계기로 장애인 무용에 관심 갖게 되셨나요?



가족 구성원 중 장애인이 있는 개인사가 장애인들과 만나게 된 계기가 되었지만, 이제는 우리 팀원들 모두 장애를 차별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마음의 눈을 키웠습니다. 사회적 연결 수단으로서 다양성을 지지하며 인클루시브 아트(inclusive arts)에 주목하며 고민하고 있지요. 장애 예술인 창작활동 기반 확대와 지속 가능성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지만, 실제 예술 현장에서는 정착되지 못하고 성과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에요. 창작 욕구와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에 비해서, 변화에 대한 예술계의 대응은 미온적이어서 참 안타깝고요. 그동안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해오며 느낀 지역 예술정책과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예술적 소통이 가능하고 춤을 통한 사회적 접근이 수월하도록 포용 예술로서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춤추는 날 이미지3

Q

‘우리가 춤추는 날’의 추진 과정 등 전반적인 운영 내용을 소개해 주세요




“장애는 춤추고자 함에 장애가 될 수 없다”



예술 장르 중 특히 무용예술이 아직까지 장애인들과의 접점이 생소한 편입니다. 장애-비장애, 또는 정상-비정상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신체를 매개로 한 예술적 장치가 그래서 더욱 필요하고요. 그동안 장애인들과의 활동으로 축적해 온 장애 예술의 확장 가능성을 예술교육의 틀에서 ‘우리가 춤추는 날’ 프로그램에 담았습니다. 처음에는 흥미에서 출발해서 창의적인 움직임으로 확장된 표현이 가능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게이미피케이션에서 착안된 프로그램도 기획 중입니다. 비언어적 몸짓의 소통을 통해 예술적 접근성을 높여주는 것이 프로그램의 교육적 효과라고 평소 생각했기에, 이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창의적 아트에듀케이터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Q

‘우리가 춤추는 날’을 진행하는 과정에 가장 어려운 점, 힘든 점이 있다면?



코로나19로 대면 수업 진행이 어렵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지적 장애인이었기 때문에 비대면 비접촉, 온라인 진행에 대한 인지와 활용 가능성, 집중도가 현저히 떨어졌고 대면 교육은 물론 비대면 교육도 사실상 불가능해서 전례 없는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온라인 교육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느낀 기술적 부족과 전달 체계의 미숙함은 처음 맞닥뜨린 어려움이고요. 비대면 무용교육으로는 지적장애인들과의 교감이 어렵다는 걸 다시 실감했지요. 프로그램 운영을 포기하려고도 했는데 충북문화재단의 멘토링을 통해 다시 힘을 얻고, 늦게나마 추진한 대면수업이 즐겁게 이루어져 참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수업 시행과 중단이 반복되는 걸 경험하며, 장애인들과의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더욱 촘촘하고 세심하게 준비된 비대면 B플랜 기획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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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우리가 춤추는 날’을 통해 가장 보람을 느끼는 점은 무엇인가요?



장애인 예술교육 ‘우리가 춤추는 날’을 기반으로 올해는 ‘헬로우 아트랩’에 선정되었습니다. 장애인 예술교육가로서의 비전 수립 및 가치 모색 기회가 다시 주어졌다고 생각하며, 지난해부터 고민하던 장애인 예술 비대면 프로그램 교육전략 제안 및 모델 구축 연구를 확장해 가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의 일환으로, 20년도엔 과감히 도전해 보지 못했던 비대면 예술 활동을 기획하였는데요. 호주의 장애연구단체인 Connect2Abilities 제안으로 청년지적장애인 참여단원을 구성하여 전문 무용수와 매칭 구성한 <문화마루>는 한국. 호주 국제 교류를 추진하였습니다. ‘우리가 춤추는 날’은 제게 폭넓은 예술적 발현의 기폭제가 되어준 프로그램이며, 물리적 제약을 넘어서서 사람과 사람이 맞닿은 특별한 교감을 바탕으로 예술적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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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호주와의 국제 교류에 대해 좀 더 상세히 말씀 부탁드립니다.



남호주대학교(University of South Australia)에 재직 중인 이보람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호주 애들레이드에 있는 장애인 주도 연극단체 “노스트링스(No Strings Attached Theatre of Disability)와 협력하여 창의적인 비대면 워크숍을 기획·운영한 것인데요. 지난 4·5월에 “Collaborative and Disability-led International Exchange workshop” 비대면 예술워크숍 시범 프로젝트를 3주간 실행했습니다. 이를 통해서 10인의 한·호 장애인과 6명의 예술가, 3명의 공동기획자가 함께 비대면 워크숍을 진행하며 장애인 예술단체 국제 교류의 무한한 가능성을 체험했습니다. 호주의 장애인 전문 튜터 예술가와 함께 진행된 장애 리드 워크숍으로, 공간과 시간,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극적 공연요소를 통해 다양한 춤 방식을 전개하여 더 흥미로웠는데요. 장애를 가진 출연자들이 보조 출연자가 아닌 프로젝트의 주축이 되어 다양한 예술 장르로 범위를 확장·수용해가는 과정과 가능성을 경험했습니다. 장애가 가지는 편견을 깨고 장애 참여자들이 서로 다른 문화적 가치와 예술적 교감이 지속되도록 예술 파트너로서의 협력 교류 관계를 맺는 귀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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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외에 <움직임 예술원 문화마루>의 주요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문화마루>의 주요 활동은 춤의 전문성과 현장성을 바탕으로 연령별, 대상별, 공간별 예술교육의 활용 전략과 역할 제시에 있습니다. 춤과 움직임의 신체표현을 매개로 문화예술교육 인프라를 확대하여 예술과 일상의 조화를 꿈꿀 수 있는 많은 예술교육 프로그램들을 기획하며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을 소화해내려고 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장애인뿐만 아니라 지역아동을 대상으로 지역 생태환경과 문화자원을 활용한 <호시탐탐골목탐탐>, <몸으로 말해요>, <춤추는 방죽 문화학교>, <헬로우! 블루마블>, <구룡동동>과 같은 예술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해왔습니다. 우리가 사는 동네와 골목, 그리고 일상에서 보물을 찾기 위한 길 위의 학교, 로드스쿨 프로그램들이 주를 이루는데요. 이러한 활동들을 바탕으로 충북무용계에서 최초이자 유일하게 <문화마루>가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습니다. 또한 ‘춤마루어린이무용단’과 ‘충청유스무용단’을 창단, 운영하며 꾸준히 국제 교류 무대에도 서게 되면서 중국 서안 春天花花学 예술학교와의 국제협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 공연 기획과 예술 프로젝트 기획
  • 대상별 전문 무용교육과 무용 영재 양성
  • 국제 교류와 청소년문화리더 양성
  • 아트스테이 발레무용원 운영
  • 춤 마루어린이 무용단, 충청유스무용단 운영
  • ART PROBONO와 사회적 약자 문화예술케어
  • 공공·민간 연대 문화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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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움직임 예술원 문화마루>의 특별히 의미 있던 공연을 소개해 주세요.



<문화마루>는 교육 법인으로서 무용단 외에도 ‘아트스테이무용원(Art’stay Dance Theatre)’을 운영하고 있는데 전문성을 갖춘 춤의 교육기관이자 시어터의 개념으로 계획된 무용 공간이에요. <문화마루>의 아트스테이에서 실행한 기획공연 <청주가 주목하는 현대춤 안무가전 _춤추는 사람들>이 특별히 의미있던 공연으로 떠오릅니다. 올해로 3회째 공연인데요. ‘무대에 대한 진심’을 슬로건으로 건 만큼 춤추는 사람들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무대로 기획되었고요. 무대를 희망하는 충북의 공연예술인에게 오픈된 무대이며 이를 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 ‘춤추는 사람들’에 스트리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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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춤을 통해 지역사회에 어떤 무늬를 새기고 싶으세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문화마루>는 사회적기업이에요. 예술의 공공성을 높이고 예술을 만나는 이가 두근거리는 꿈을 품을 수 있도록 담백한 소통을 이루려고 합니다. 수도권으로 편중된 문화예술을 지역으로 확산하여 소외가 없는 문화 안전망을 구축하는데 <문화마루>가 기여하여 지역의 대표 문화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역을 대표할 창의적 문화리더로서 무용 인재를 육성하는 한편 청년 예술가들의 활동을 지원하여 후배들이 언제든 고향 청주로 찾아와 활동할 수 있도록 지역 문화의 기틀을 다지는 일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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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무용가로서의 길을 가는데 영향을 준 분이 있나요?



저는 차가운 무대를 즐기진 못해도 동경하는 나약한 무용수라고 스스로를 생각합니다. 무용을 좋아하고 무대를 동경하는 만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은데요. 지역을 지키는 예술인이라는 주변의 응원 덕분에 어느새 제 안에 소박한 자부심이 생기고 이제는 조금 단단해졌습니다. 제 예술 활동의 과거와 현재는 모두 류명옥 선생님(전.충북무용협회장)과 맞닿아있어요. 어려서부터 춤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길잡이와 바람막이가 되어주셨지요. 무용가로서 꽃길만 걷고 싶은 부족한 제자에게 류명옥 선생님은 지역에 헌신하는 예술가의 삶을 본받았으라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Q

개인적으로 춤을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으신가요?



후회 없을 만큼 춤추고 춤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해 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현대무용단 <流댄스컴퍼니>의 회장을 제가 맡아서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 환경에서 ‘무용’이라는 공연예술 장르의 예술적 가치와 목표에 다다르려 무용단원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현역 무용수로 뛰며 가끔은 대본도 쓰고 연출도 하며 춤을 만들어내기도 하며 교육 프로그래밍도 하면서 춤을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움직임이 주는 즐거움을 전하는 일을 다양하게 하고 있습니다. 예술가(Artist)와 교육자(educater)의 경계를 넘나드는 생활이지요. 요즘은 춤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무대를 만들어주고 춤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움직임이 주는 즐거움을 전하는 일에서 많은 보람을 느끼고요. 이제 댄서와 안무보다는 기획자이자 에듀케이터로서의 삶으로 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문화예술계에 가져온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로컬문화예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다. 이에 따라 로컬문화예술에 대한 새로운 질문과 답이 일어나고 이에 대한 담론이 곳곳에서 다양하게 펼쳐졌다. 대중적 지명도, 공연 규모나 관객 수를 따지기보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에서 펼쳐지는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애정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하여,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가가 중요하다. 특히 로컬문화예술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역할을 해나갈 문화예술가가 필요하다. 윤보경 무용가는 춤으로 지역을 읽어내고 지역을 넘어서는 문화를 일군다. 춤으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고 지역과 소통하며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윤보경 무용가. 그를 통해 무용예술의 힘과 의지, 아울러 지역 문화예술의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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