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산 천혜의 자연을 보듬어 부드럽고 맑은 바람이 머문다는 옛 지명 ‘청풍(淸風)’을 가진 충청북도 제천에는 매년 8월이면 영화음악의 축제인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17년을 이어오고 있다. 2005년 ‘물 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을 기치로 시작된 음악영화제는 음악영화의 장르화와 대중화를 통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영화 장르를 확대하고 영화제의 다양성을 추구하며 음악과 영화, 환경의 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에서 이례적으로 지방 중소도시에서 개최되는 영화제로서 음악이라는 부문을 특성화시킨 영화제로 자리 잡고 있다. 음악이 중심이 되는 영화들을 모아 상영하는 영화제에는 80~100여 편의 음악 영화가 상영되고 50~100회 안팎의 음악 공연이 함께 펼쳐진다. 초기에는 비경쟁 영화제였으나, 2008년부터 경쟁부문이 신설돼 음악이나 음악가를 소재로 다룬 다양한 장르의 영화, 극의 전개에 음악이 중요하게 사용된 극영화를 소개하는 ‘시네 심포니’(Cine Symphony), 음악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뮤직 인 사이트’(Music in Sight), 단편영화가 상영되는 ‘음악단편 초대전’, 한국에서 제작된 음악소재 장편영화를 소개하는 ‘한국음악영화의 오늘’, 가족 중심의 휴양영화제를 지향하는 ‘페밀리 페스트’(Family Fest) 등 일반 부문에 총 5가지 섹션으로 운영되고 있다.
2006년부터 한국 영화계의 영화음악가에게 주는 제천영화음악상을 신설했고 부문 경쟁 영화제로 바뀐 2008년부터는 국제 경쟁부문 대상, 심사위원 특별상, 심사위원 특별언급 등을 시상했다. 최고상에 해당되는 상의 이름은 1회 때에는 ‘마니아를 위하여’였으나, 이후 ‘제천영화음악상’으로 바뀌었고 4회에서 ‘대상’이라는 명칭으로 바뀌었다가 6회부터는 고정된 명칭으로 시상하고 있다.
기획전으로는 음악 장르나 지역 등 하나의 주제 아래 이와 관련 있는 신작과 기존 제작 작품을 한데 모아 심층적인 이해를 얻는 ‘주제와 변주’, 한국 영화 음악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인물의 영화를 상영하는 ‘제천영화음악상 특별전’, 영화 상영과 함께 생음악을 현장에서 연주하여 영화음악의 원초적인 형태를 제공하는 ‘시네마 콘서트’ 등도 열리고 있다. 야외무대에서 음악 공연과 영화 상영이 동시에 진행되는 메인 음악 프로그램 ‘원 서머 나이트’(One Summer Night), 라이브 콘서트 프로그램인 ’제천 라이브 초이스‘(Live Choice) 등으로 진행되고 있다.
2005년 제1회 영화제에서 40여 편의 음악영화가 상영됐고 15회의 음악 공연을 진행, 음악영화제의 정체성을 수립한 전통이 이어지면서 규모를 확장해 2016년의 제12회에 이르러서는 상영작이 36개국의 105편을 상영, 음악 공연은 100여 회 진행돼 3만 2천여 명의 관객이 참여했다.
영화제 로고는 판화가 이철수 작가의 작품으로 ‘제천의 호수와 바람, 산의 어울림’을 형상화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제천에서 농사를 짓고 책을 읽으며 그 삶에서 우러난 깨달음을 바탕으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제17회 국제음악영화제 코로나19 확산, 비대면 프로그램 운영에도 ‘호평’
‘JIMFF ROAD X JIMFFACE’ 첫 선, 지역 구도심 활성화 프로젝트 운영 ‘눈길’
지난 8월 12일부터 17일까지 열린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역대 다양한 야외 공연과 다수의 상영작을 상영할 예정이었지만, 전국적으로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감염 확산이 이어지면서 지난해에 이어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되거나 참여인원을 대폭 축소해 최소화하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코로나19 4차 확산에 따라 영화제 주최 측은 관객이 찾아오는 영화제에서 영화제가 관객을 찾아가는 홈영(HOME 영화제) 키트를 제공하고 각자의 공간에서 영화제에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관객을 찾아가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호평을 얻었다.
올해 영화제는 제천 시내에 새롭게 조성된 문화의 거리 활성화 프로젝트인 JIMFF ROAD(짐프로드)와 독보적인 행보로 대한민국 대중문화계를 이끌고 있는 인물을 선정하는 JIMFFACE(짐페이스)란 프로그램을 올해 처음 선보였다. JIMFFACE는 제천출신으로 영화, 음악 등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며 대중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엄정화가 첫 JIMFFACE로 선정됐다. ‘JIMFF ROAD X JIMFFACE’는 제천문화의 거리 내 비어있는 상점들을 임대,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와 JIMFFACE 엄정화의 연결점을 찾는 포토 부스, DAZED KOREA(데이즈드 코리아)와 함께 만든 엄정화 화보 오프라인 전시, 배우 엄정화 그리고 가수 엄정화를 조명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또 250m의 짐프로드는 한국 음악영화의 오늘─한국경쟁, 세계 음악영화의 오늘─국제경쟁, 짐페이스: 엄정화 등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의 상영작과 포토존으로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지역과 상생 발전을 도모하는 다양한 시도를 추진했다.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포스터에 표기한 한글, 영문 명칭은 동양 미술의 서정성과 현대적인 간결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특유의 서체를 목판에 새긴 것이다. 아름다운 제천의 호수를 표현한 ‘제천 블루’와 제천시의 상징물인 개나리의 ‘제천 옐로’를 키 컬러로 활용해 국내 유일 음악영화제다운 경쾌함을 담아낸 제17회 포스터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자음을 직사각형, 삼각형, 원 등으로 한글을 단순화한 ‘ㅅ(시옷)’, ‘ㅇ(이응)’에서 느껴지는 다채로운 리듬감은 영화와 음악으로 감동을 전하고자 하는 결의가 담겨있다. 한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세계 대중문화 트렌드를 고려해 독창성을 부여했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제천의 산과 호수, 영화를 상징하는 필름 케이스를 모티브로 한 타이포그래피로 완성되어 아이덴티티를 전달한다. 특히, 블록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듯한 형상은 쌓아 올리며 느끼는 기쁨(JOYFUL)의 의미까지 담아내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전할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영화음악 관련, 후진 양성 지원하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영화음악감독을 꿈꾸는 이들에게 기회 제공하는 ‘제천영화음악아카데미’와 한국 음악영화 대중화에 기여할 음악 영화인 발굴·지원하는 ‘제천 음악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 운영
제천영화음악제는 영화음악감독을 꿈꾸는 이들에게 최고의 기회를 제공하는 제천영화음악아카데미(JIMFA)를 운영하고 있다. 제천영화음악아카데미는 2006년 제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제1기를 시작으로 올해로 16기 수강생을 맞았다. 국내외 최고의 영화음악전문가들과 함께하는 일주일간의 캠프와 실습으로 구성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영화음악감독을 꿈꾸는 이들에게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영화음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하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일회성 강연으로 진행되는 기존 영화제의 마스터 클래스에서 더 나아가, 영화음악 제작의 전반적인 과정을 경험하는 특별 교육 프로그램으로 국내외 최고의 영화음악감독들에게 전문 교육을 받고 직접 영화음악을 제작하는 실습을 진행한다. 제천영화음악아카데미는 강의, 조별 실습과 더불어 현직 영화음악감독의 평가와 조언을 받는 멘토링도 지원한다. 수강생들에게는 숙소와 함께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영화 관람과 개·폐막식, 음악공연 등 모든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배지를 제공, 생생한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부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 음악영화의 장르화와 대중화에 기여하고 음악 영화인을 발굴, 지원하기 위해 기획된 제작 지원 사업인 제천 음악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도 운영하고 있다. 2008년 사전제작지원 형태로 시작해 2011년까지 총 6개의 프로젝트를 지원, 잠정적 중단 이후 2017년에 재개된 지원 사업이다. 지원 사업을 통해 2018년 ‘Tirp of Blues’, ‘슈퍼 디스코’를 관객들에게 선보였고 2019년에는 ‘샤이닝 그라운드’와 ‘Viva la Vida’를, 2020년에는 ‘내 33만 원짜리 기타’, ‘베러 플레이스’를 상영해 국내 유일의 음악영화 제작지원사업의 정체성을 공고히 다지고 있다.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는 ‘아치의 노래, 정태춘’과 ‘구전가요’를 월드 프리미어로 한국경쟁부문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올해 제천 음악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는 제작지원금 규모를 대폭 확대, 음악영화 제작지원을 이어가는 한편, 영화제 기간 중 8월 15일과 8월 16일, 이틀에 걸쳐 열릴 피칭 행사에서 장·단편 10편의 프로젝트가 피칭을 진행, 심사를 통해 최종 선정된 프로젝트 4~5편에게 총 1억 1천만 원 상당의 제작지원금과 현물을 지원했다.
2005년 1회를 시작으로 영화와 음악의 감동을 즐길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음악영화제로 자리매김 한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코로나 시대를 맞아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원 프로그램이 한층 성숙해지는 입지를 다지는 계기를 마련하고 ‘위드 코로나 시대’에 관객들이 찾아와 즐길 수 있고 지역과 상생 발전은 물론, 음악영화 후진 양성에도 앞장서는 세계 최고의 음악영화제로 우뚝 서기를 기대해 본다.